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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14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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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씨의 작품들은 괴기스러울 정도로 파편화된 인간이 뭔가를 골똘히 쳐다보는 모습들이 다. 그 대상은 허공이거나, 가슴속에 간직한 사랑하는 사람이거나, 꽃이나 빛일 수도 있다. 고독한 내면을 반영한 듯 초점 잃은 시선, 불안한 마음을 드러내듯 겁먹은 시선, 혼자서 온갖 감정과 욕구를 초월하고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수도자의 시선 등 그는 여러 형태의 시선을 통해 인간의 존재론적 고뇌를 나타내고 있다.
미술사가 노성두씨는 “그는 시선의 전능한 그물을 던져 한 세상을 포박한 뒤 그것을 그림 속으로 끌어들인다”고 평했다.
그의 캔버스는 얇은 베일이 겹겹이 겹쳐진 느낌이 든다. 이는 그가 캔버스 밑색을 여러 번 반복해서 덧칠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밑색은 예술가로서 그가 겪은 고뇌의 흔적처럼 느껴진다. 02-736-4371
<윤정국기자>jky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