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뉴스]2001 ML 결산 1

  • 입력 2001년 10월 12일 17시 02분


2001년 메이저리그의 시작은 알렉스 로드리게스로부터 시작 됐다. 그의 거취는 오프시즌 동안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세계 스포츠 역사상 최고의 금액(2억5천2백만달러)으로 텍사스 레인저스 행이 확정 됐다.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며 힘찬 기지개를 편 메이저리그는 이후 3월 시범경기, 4월 대망의 정규시즌의 문을 활짝 열며 겨우내 잔뜩 움추리고 기다렸던 팬들의 기대감을 본격적으로 충족시켜주기 시작했다.

시즌 초반은 돌풍의 연속이었다. 시애틀 매리너스는 강력한 해일을 동반하며 연승행진을 이어갔다. 그들은 시즌 내내 쉬지도 않고 끊임없는 적시타를 양산해냈다.

그리고 그 거센 해일의 중심엔 일본의 자존심 이치로 스즈키가 있었다. 그는 무려 135게임에서 안타를 쳤고 242개라는 안타수는 조 잭슨이 가지고 있던 신인 최다 안타수를 가뿐히 넘어서는 수치였다.

웨이드 복스(Boggs)가 보유하고 있던 아메리칸리그 단일시즌 단타 기록도 깨뜨렸다. 게다가 이치로는 아메리칸리그 타격 1위(3할5푼), 도루 1위(56개), 최다안타 1위(242개)를 마크하며 타격 3관왕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물론 이치로를 앞세운 시애틀의 돌풍도 계속 이어져 시즌 116승이라는 메이저리그 최다승 타이기록까지 남기게 됐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도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다. 시즌 초반 극심한 팀 캐미스트리 약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오클랜드였지만, 후반기 약진에 약진을 거듭하면서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획득 역사상 최다승(102승)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시즌 52개의 홈런을 기록, 빅리그 역사상 유격수로서 가장 많은 '롱볼'을 때려낸 선수가 됐다. 몸값, 이름값을 톡톡히 해낸 것이다.

내셔널리그 서부조에도 기록의 풍년은 이어졌다. 역사상 가장 치열한 순위다툼과 와일드카드 쟁탈전을 벌였던 NL 서부조에서 단연 돋보이는 기록은 야구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단일시즌 최다 홈런 경신 신기록이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야구팬들은 배리 반즈의 신들린 방망이에 결국 시즌 73호 홈런이라는 믿기지 않는 홈런 신기록 선물을 선사 받았다. 반즈의 방망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현대 야구에서 절대 깨어지지 않을 기록 중 하나로 손꼽히던 베이브 루스의 장타율 기록 8할4푼7리를 가볍게 넘어서 8할6푼3리의 신기원을 이룩했고 170개 시즌 볼넷 숫자도 177개로 새로이 써 내려갔다. 출루율도 자그마치 5할(5할1푼5리)을 넘어서는 등 2001년은 그야말로 반즈, 반즈, 반즈의 한해였다.

NL에서 뛰고 있는 9번타자들의 이색 기록도 눈여겨 볼 만하다. 고산지대에서 뛴 마이크 햄튼은 더 이상 투수(?) 이길 거부했다. 투수이지만 무려 7개의 홈런을 작렬시키며 그의 고액 몸값(?)을 톡톡히 해냈다. NL 타이기록. 하지만 방망이에 너무 공을 들였는지 투수로서의 그의 가치는 단 1년새 끝없이 곤두박질치고 말았다.

작은 거인 자이언츠의 리반 허난데스도 타자로 전업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 33게임에 출장, 무려 24개의 안타를 양산하며 그의 투구 부진을 방망이로 만회했다. 여기에는 8연속 안타도 포함되어 있다.

샌디에고 파드레스의 리키 헨더슨은 어떤가? 그는 올 시즌 모든 빅리그 팀들의 푸대접을 딛고 일어서 통산 볼넷, 통산 득점, 3천 안타 클럽 가입 등 기대했던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손에 넣는 수확을 거뒀다. 결코 쉽게 깨어지지 않을 이 기록의 맨 앞줄에 한동안 헨더슨의 이름이 올라 있을 것이다.

중부조에는 시즌 초반 가장 가난한 구단 쌍둥이들의 돌풍이 세인들을 깜짝 놀라게 했지만 결국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자멸하고 말았다. 그리고 올 시즌 중부지역엔 유난히 루키들의 반란이 거세게 일었다. 벤 쉬츠, 로이 오스왈트, C.C. 서바시아, 중고신인 덕 민케이비츠까지 이 무서운 신예들은 여세를 몰아 빅리그까지 장악해갔다.

무엇보다 후안 곤잘레스나 매니 라미레즈급 루키 앨버트 푸홀스의 출현은 중부지구의 가장 큰 수확이었을 것이다. 그 누가 161게임 출장, 3할2푼9리, 194안타, 47개의 2루타, 37개의 홈런, 130타점, 출루율 4할 이상, 장타율 6할 이상을 기록한 선수를 루키라고 믿을 것인가?

게다가 그의 나이는 이제 겨우 21세. 혹자는 그를 '야구를 위해 태어난 인물'이라고 한다. 성급한 평가일 수도 있지만 그가 남긴 기록은 분명 괄목할 만하다.

동부지역에는 전통의 에이스들이 이름 값을 해낸 한해였다. 뉴욕 양키스의 라저 클레멘스는 39살이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16연승을 포함, 승패가 결정난 첫 21경기에서 경이적인 20승1패라는 시즌 성적을 마크한 1900년대 이후 유일한 선수로 자신의 존재를 다시 한번 아로새겼다. 탈삼진도 213개를 기록하면서 통산 3,717개로 역대 3위로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컴퓨터 투수' 그렉 매덕스도 진기록 하나를 수립했다. 무려 70.1이닝 연속이닝 무4구를 기록함으로써 NL 기록을 갈아치우고 자신의 이름을 올려놓았다. 더욱 그를 돋보이게 하는 것은 팀을 위해 이 기록의 중단을 결정했다는 사실이다. 고의사구로 기록을 깨뜨린 바 있다.

이렇듯 한 세기를 두고 나올까 말까한 희귀한 기록들이 무수히 쏟아져 내렸던 2001년 메이저리그 시즌. 대기록들의 행진을 보면서 팬들은 흥분감을 감추지 않을 수 없었다.

저 작 권 자: ICC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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