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美고고학자 사라 넬슨, 한국 신석기 소재 소설 출간

입력 2001-10-03 18:39수정 2009-09-19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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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양양군 오산리의 신석기 유적(기원 전 6000년 경)을 소재로 한 고고학 소설이 미국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해 출간된 이 소설의 영문 제목은 ‘Spirit Bird Journey’. 한국어로 ‘영혼의 새가 여행을 하다’는 의미로 번역할 수 있다. 이 책은 인터넷서점 아마존에서 별 다섯 개의 평을 받았다.

저자는 미국의 여성 고고학자인 사라 넬슨 덴버대 교수 겸 세계동아시아고고학회장(62). 1973년 ‘한강 유역 신석기시대 빗살무늬토기 연구’로 미국 미시건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양양 오산리 신석기유적을 세계고고학사전에 올린, 세계 고고학계의 대표적인 한국통이다. 1996년엔 하와이 세계동아시아고고학대회에서 처음으로 한국고고학을 독립분과로 만들기도 했다(그 때까지는 한국고고학은 일본 중국고고학에 속해 있었다).

넬슨 교수는 16일 한국을 찾을 예정. 22일 서울 강동구 암사동 선사유적공원에서 열리는 ‘동아시아 속에서 본 암사동 신석기문화’ 주제의 국제학술세미나(주최 한국선사고고학회, 서울 강동구)에 참가하기 위해 방한하는 것.

넬슨 교수가 한국 신석기를 소재로 소설을 쓰려고 마음먹은 것은 1992년 오산리 유적을 방문했을 때. 그는 오산리에서 강한 영감을 받았다. 당시 동행했던 임효재 서울대 교수(고고학)의 설명.

사라 넬슨

“넬슨 교수는 ‘금방 신석기시대 사람이 튀어나와 음식과 토기를 만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후에도 ‘밤마다 오산리 신석기인들의 생활 모습이 꿈속에 나타난다. 이것을 소설화하고 싶다’고 말하곤 했다. 마치 귀신에 홀린 모습이었다. 넬슨은 특히 오산리의 바닷가 풍경이 수천 년 전 삶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고 느낀 것 같았다.”

그 때부터 소설 구상에 들어가 9년 간의 준비와 집필 끝에 지난해 소설을 완성, 출간했다.

이 소설은 미국에 입양한 한국 출신의 클라라라는 여대생 고고학도가 한국 유학 도중 자신의 뿌리와 인류 문화의 시원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자신이 새가 되어 오산리의 신석기 유적 속으로 날아가 그 시대를 재구성하고 체험함으로써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클라라가 한반도 신석기시대는 모계중심사회였다는 사실을 깨닫고다시 현대로 돌아와 남성중심의 한국사회에서 갈등을 겪는다는 점이다. 전체적으로 인간의 뿌리와 정체성, 나아가 휴머니즘을 생각케 하는 아름답고 빼어난 작품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이 작품은 국내외를 통틀어 한국 내 발굴 유적을 소재로 한 최초의 소설이다. 임 교수는 “한국 문화의 뿌리를 외국에 알리고 동시에 한국 고고학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소중한 작품”이라면서 “이번 그의 방한을 계기로 국내에서도 이 작품이 널리 소개되고 고고학 소설에 대한 관심이 커졌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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