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코스닥 죽쑤는 3가지 이유

  • 입력 2001년 9월 20일 19시 07분


벤처열기가 불었던 지난해 3월 292.55까지 올랐던 코스닥지수는 현재 고점 대비 80% 이상 폭락한 50선 아래에 머물러 있다. 중장기 저점으로 알려진 50선까지 깨지는 붕괴양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벤처거품이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하락폭은 가히 기록적이다.

최근 미국 테러쇼크 이후의 코스닥지수 움직임도 제멋대로다. 12일 -11.59%를 비롯해 13일 -0.82%, 14일 -7.34% 등의 주가 움직임은 등록종목이 600개가 넘는 종합지수가 아닌 개별종목의 주가추이를 보는 듯하다.

왜 코스닥시장은 이처럼 ‘정상’에서 이탈하고 있을까.

SK증권은 20일 코스닥시장의 문제점으로 크게 3가지를 지적했다.

먼저 개인투자자 비중이 전체의 95%를 넘어설 정도로 지나치게 높다. 누적적인 증자와 신규등록 물량 증가도 공급이 수요를 초과해 물량면에서 부담을 준다. 그리고 시가총액 상위 20개사가 전체 시장의 46%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시장안전판 역할을 하지 못하고 똑같이 급등락 과정을 겪는 왜곡적인 흐름을 보인다. 마지막으로 가치판단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도 문제. 거래소 동종기업과 비교시 코스닥기업이 대체로 고평가된 점은 분명하지만 기업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은 여전히 불명확한 상태에 놓여 있다. 기관과 외국인이 외면하고 개미들만이 큰소리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얘기다.

SK증권 강현철 애널리스트는 “현 시장상황에서는 급등락을 반복하는 코스닥시장의 특성상 6개월 이상의 중장기 투자는 고려하기 힘들다”면서 “기존 테마주나 선도주에 국한되는 시장접근이나 순환매 쫓아가기식 매매도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SK증권은 △IMT-2000 △포스트PC △디지털TV △오토PC 등의 새로운 테마주 모색과 더불어 낮은 주가수익비율(PER)주나 실적우량주 위주의 고전적인 투자전략 수립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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