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뉴스]메이저리그가 상처난 마음을 치료할까

  • 입력 2001년 9월 18일 16시 48분


'메이저리그가 미국인들에게 위로가 되기를.'

17일(미국시간) 부터 메이저리그가 재개 됐다. 팬, 전문가, 선수들은 슬픔에 잠겨 있었지만 생업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각 경기장에 모인 관중들은 미국 대참사 이전에 비해 침체된 분위기 속에 경기를 지켜봤고 선수들도 시종 어두운 표정으로 경기에 임했다.

TV 아나운서나 해설자들은 경기 내용 분석 보다는 이번 대참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 이렇게 야구는 재개 됐다.

분명 지금은 야구를 할 때가 아니지만 어둠 속에 있는 미국인들에게 메이저리그는 '심적 치료'를 조금이나마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일제 시대 때 손기정 선수와 남승용 선수가 '어둠속의 한민족'에게 큰 힘이 됐던 것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잘 알고 있다. 비록 일본 마라톤 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금메달을 따낸 후 한국인임을 분명히 해 한민족에게 희망을 안겨줬던 손기정 선수는 그 어떤 위정자나 영웅 보다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이다.

홍수환 선수가 파나마의 헥토르 카라스키야와의 경기에서 4번이나 다운을 당했으나 굴복하지 않고 4번 모두 일어나 결국 3회에 KO승을 거둔 것은 70년대에 경제, 정치적으로 어려움 속에 있던 우리 국민들에게 '오뚝이 인생'이 무엇인가를 보여줬고 용기가 됐다.

혹자는 한국 선수들이 스포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대리만족을 얻기 때문에 한국인들이 좋아한다고 하는데 틀린 말은 아니다. 그렇다고 '대리만족이 100% 맞다'고는 할 수 없다. 대리 만족의 차원을 넘어서 스포츠는 몸 하나로 역경을 극복한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을 자극하기 때문에 우리는 그 장면을 지켜보면서 더욱 힘을 얻는 것이다.

한국인이 해외에 나가서 돈을 많이 벌었다든가 큰 명예를 얻었다는 소식을 듣고 흥분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지만 몸 하나로 스포츠 분야에서 정상에 우뚝 섰다면 전 국민이 기뻐할 만한 일이 된다.

스포츠는 그래서 우민 정책을 위한 앞잡이만으로 끝날 수 없는 것이다.

현재 미국은 여러 모로 침체된 상태다. 이런 분위기를 단시간 안에 일으켜 세울 수 있는 것은 경제도 정치도 아니다. 바로 스포츠다. 미국인의 기분전환을 위한 최고의 스포츠로 불리는 메이저리그가 그런 역할을 해 주길 기대해본다.

God Bless America and World!

저 작 권 자: ICCsports
본지와 ICCsports는 기사 컨텐트 협력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위 기사는 ICCsports의 서면 허가 없이는 사용하실 수 없습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