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말없던 김세진 말많아진 까닭은

  • 입력 2001년 9월 14일 18시 35분


'떠벌이' 김세진?
'떠벌이' 김세진?
‘월드스타’ 김세진(사진)은 경기 중 코트에서 말을 거의 하지 않는 선수. 팀 동료의 공격이 성공했을 때나 실패했을 때 말은 물론 표정의 변화도 거의 없다.

그런 그가 두산컵 제11회 아시아남자배구선수권대회에서는 한국 선수 중 코트에서 말을 가장 많이 하고 수시로 얼굴 표정이 바뀌는 등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대가 서브를 넣기 전부터 “찬스야” “리시브 준비해” 등으로 시작된 그의 말은 볼이 아웃될 때까지 이어진다. 후배나 동료가 범실을 하면 큰소리로 “괜찮아”라고 격려하는 한편 동료 선수들의 잘못된 블로킹과 수비위치에 대해 지적하기도 한다.

왜 이처럼 달라진 것일까. 대학 1학년 때 국가대표에 처음 발탁된 김세진은 올해로 대표선수 생활 10년째다. 당시 대표 코치였던 신치용 감독은 이제 대표팀 감독이 돼있으며 막내였던 김세진도 어느덧 최고참 선수로 주장을 맡고 있다.

김세진은 “앞으로 언제까지 대표생활을 할지 모르겠지만 10년째 되는 해에 어떤 의미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 그 의미는 다름아닌 대표 막내때 이룬 뒤 8년 동안 맛보지 못한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의 기쁨이다.

또 올해 계속되고 있는 승승장구를 이어가려는 욕심도 있다. 김세진은 올해 슈퍼리그 우승부터 각국 국내정상끼리 격돌한 아시아배구클럽선수권대회 우승과 세계대회 아시아예선까지 참가한 모든 국내외 대회에서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따라서 올해 남은 가장 큰 대회인 이번 대회 우승만 차지한다면 무패의 한해를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창원〓이현두기자>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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