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월드컵 테러 불똥… 지역예선 차질

  • 입력 2001년 9월 14일 18시 35분


미국이 테러 대참사에 대한 보복 공격을 공언한 가운데 막바지로 접어든 2002월드컵축구대회 일부 지역예선이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내달 7일 유럽지역 7조 예선 이스라엘과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있는 오스트리아는 14일 테러 위험을 피해 경기 장소를 중동이 아닌 제3지역으로 옮겨줄 것을 요청하고 나섰다.

베포 모하르트 오스트리아축구협회장은 이날 “미국에서의 테러 사건에 충격을 받았고 이 때문에 경기장소 변경 요청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는 이스라엘과의 원정경기가 텔아비브에서 열리기로 예정돼 있지만 현재 이스라엘에 대한 테러 위협이 큰데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한 중동 지역에 보복 공격을 가할 경우 이에 따른 충돌이 이어져 선수단 신변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오스트리아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제3의 장소로 변경을 하지 않고 원래 계획대로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예선전을 강행할 경우 경기 보이콧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현재 진행되고 있는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전에는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바레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오만 등 중동 7개국이 속해 있어 미국의 테러 응징이 본격화될 경우 경기는 중단될 수밖에 없다.

이란 사우디 등이 속한 아시아 최종예선 A조에서는 앞으로 10월19일까지 테헤란(이란), 지다, 리야드(이상 사우디) 등에서 경기가 있고 B조도 10월19일까지 도하(카타르), 아부다비(UAE) 등에서 예선전이 벌어질 예정.

향후 상황이 불투명한 가운데 중국 태국 우즈베키스탄 등 다른 아시아지역 출전국들이 오스트리아처럼 중동에서의 경기를 거부할 경우 2002년 월드컵 예선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02월드컵 각 지역 예선은 11월 중순 최종 마무리한 뒤 12월1일 개최국 한국의 부산에서 조추첨을 하기로 예정돼 있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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