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히딩크號 잇단 부상 "야단났네"

  • 입력 2001년 9월 11일 18시 39분


“자, 잘해보자.”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히딩크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11일 대전에서 전술훈련을 하고있다.
“자, 잘해보자.”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히딩크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11일 대전에서 전술훈련을 하고있다.
거스 히딩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유럽체류를 마치고 3일 귀국할 때 자리를 함께 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은 “지금의 경기 결과에 일희일비하며 과민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으며 대표팀은 장기 훈련계획에 따라 목표에 다가가고 있다”고 말했다. 체코전 대패로 비난이 일자 히딩크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발언이었다.

이에 고무된 듯 히딩크 감독은 6일 ‘히딩크 5기 사단’을 발표할 때 “나의 축구철학대로 대표팀을 이끌어 2002년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도록 하겠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하지만 13일과 16일 열리는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히딩크 감독은 큰 고민에 빠져있다. 체코전의 패배를 만회하고 자신의 ‘철학’을 밀고 나가기 위해선 이번 나이지리아전에서 보아란듯이 선전을 해 승리해야 하는데 선발 선수들이 잇따라 부상암초에 걸려 전력약화 현상이 급격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

먼저 대표팀 허리를 맡아온 박지성(교토퍼플상가)이 허벅지 부상으로 일주일간 쉬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아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5일 열린 센다이와의 경기에서 오른쪽 허벅지 근육이 회복되지 않아 8일 고후전에도 결장했다. 박지성은 훈련을 일절 중단하고 치료에만 전념하고 있는 상태. 또 부산 아이콘스의 중앙수비수 윤희준도 9일 열린 대전 시티즌전에서 오른쪽 발목을 다쳐 대표팀 소집에 응할 수 없게 됐다.

히딩크 감독의 고민은 대표팀 리스트를 작성할 때부터 시작됐다. 대표팀의 붙박이 미드필더인 이영표(안양 LG)와 철벽수비수 이민성(부산)이 부상으로 일찌감치 제외된 것. 이에 앞서 고종수(수원 삼성)도 오른쪽 무릎 인대 파열 부상으로 올시즌을 마감했다.

주전스타가 대거 빠진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 패한다면 명감독의 명성에 오점을 남기며 국내에서도 큰 비난을 감수해야 하는 히딩크 감독. 과연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관심거리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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