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중세기사의 좌충우돌 코믹액션 '저스트 비지팅'

  • 입력 2001년 9월 6일 18시 44분


제법 블록버스터 모양새를 갖춘 ‘저스트 비지팅’은 전편 격인 ‘비지터’ 시리즈(1편 93년·2편 97년)와 비교할 때 더욱 가벼운 볼거리로 바뀌었다.

무대는 12세기 유럽. 용맹한 프랑스 기사 티보 백작(장 르노)은 로잘린(크리스티나 애플게이트) 공주와 결혼을 앞두고 파티를 연다. 하지만 워릭 백작이 마법의 약을 탄 술잔을 마신 티보는 정신이 돌아 로잘린을 죽이고 만다.

티보는 마법의 힘을 빌어 몇 시간 전으로 돌아가 공주를 살리려 하지만 엉뚱하게 2001년 미국 시카고에 떨어지고, 로잘린과 판박이처럼 닮은 자신의 후손 줄리아를 만나 이런 저런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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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옹’(94년) 이후 특유의 근엄한 코미디 연기에 주력했던 장 르노는 이 영화에서도 비슷한 코믹연기를 보여준다. 줄리아의 핸드백을 훔친 좀도둑에게 “형법에 따라 도둑질한 손목을 자르겠다”며 시퍼런 장검을 들이대고, 줄리아에게 호신술을 가르친다며 난데없이 쓰레기장에서 칼 쓰는 법을 지도한다.

재미있는 것은 프랑스 간판급 배우들을 기용하고도 군데군데 유럽을 비하하는 뉘앙스를 풍긴다는 점. 티보와 그의 몸종 앙드레(크리스티앙 클라비에)는 변기에 머리를 박고 세수하고, 한 병에 2000달러가 넘는 샤넬 향수를 음료수로 알고 잘못 들이마시기도 한다.

실제로 영어를 거의 못했던 클라비에는 이 영화에 출연하기 위해 줄리엣 비노쉬의 영어 강사에게 특별 훈련까지 받았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현실에서도 있을 법 한 일인지 모른다.

감독 장 마리 프와레. 15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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