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테러범 단죄나선 분노의 화신 '포스 엔젤'

  • 입력 2001년 9월 6일 18시 44분


“네 번째 천사가 그 대접을 해에 쏟으며, 해가 권세를 받아 불로 사람들을 태우니…”

성경의 요한계시록에 등장하는 ‘네 번째 천사’는 신의 권세를 부여받은 일곱 천사 중 불로 인간을 심판하는 임무를 부여받는다. ‘포스 엔젤’(Fourth Angel·네 번째 천사)은 이렇듯 시종 응징의 향연으로 일관한다.

영국 유력 경제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의 편집장인 잭 엘긴(제레미 아이언스)은 가족과 인도로 여행을 가던 중 비행기를 장악한 테러범들에게 아내와 자식을 잃는다.

가슴은 천갈래 만갈래 찢어지는데 테러범들이 무혐의로 석방됐다는 소식을 접한다. 엘긴은 온갖 네트워크를 동원해 이들의 단죄를 호소하지만 외면당하고, 직접 총을 들고 이들을 하나씩 처단해 나간다.

단호한 영국식 발음의 제레미 아이언스가 지극히 평범한 가장에서 일당백의 터미네이터로 둔갑하지만, ‘다이하드3’(95년) 이후 갈수록 늙어가는 그의 액션은 이제 안쓰럽기까지 하다.

흑인 FBI 요원이 엘긴의 행각을 알고도 그를 무작정 도와준다는 설정은 액션 영화에서 흔히 등장하는 ‘흑백 콤비’라는 상투적 결합에서 따왔지만, 별다른 시너지 효과를 끌어내지는 못했다. 감독 존 어빈. 15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 가.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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