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US오픈]셀레스 18세 신예에 무릎

  • 입력 2001년 9월 3일 18시 39분


체코의 다야 베다노바(오른쪽)가 강호 모니카 셀레스를 꺾은 뒤 관중의 환호에 손을 들어 답례하고 있다.
체코의 다야 베다노바(오른쪽)가 강호 모니카 셀레스를 꺾은 뒤 관중의 환호에 손을 들어 답례하고 있다.
잠잠하던 코트에 거센 이변의 바람이 휘몰아쳤다.

3일 뉴욕 플러싱메도의 국립테니스센터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그랜드슬램 테니스대회인 US오픈 여자단식 4회전.

7번 시드의 왼손잡이 모니카 셀레스(미국)는 18세의 신예 다야 베다노바(체코)에게 1-2(5-7, 6-4, 3-6)로 패했다.

셀레스는 이 대회에만 나오면 유달리 강한 면모를 보였던 게 사실. 91년과 92년에 2연패를 달성한 뒤 93년에는 대회를 앞두고 독일 뮌헨에서 한 관중이 휘두른 칼에 등을 찔리는 바람에 출전조차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1년 간의 공백 끝에 코트에 복귀해 95년과 96년 2년 연속 준우승을 차지했고 최근 4년 간 계속 8강에 올랐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세월의 흐름 속에서 각별한 인연은 힘을 잃게 된 셈. 셀레스는 “이런 날이 오지 않기를 바랬는데 어쩔 수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생애 처음이자 시드를 받지 않은 선수로는 유일하게 8강에 오른 베다노바는 톱시드의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와 4강 진출을 다툰다. 힝기스는 엘레나 도키치(유고)를 2-0(6-4,6-0)으로 눌렀다.

남자단식 3회전에서 올 윔블던에 와일드카드로 출전해 당당히 우승한 15번 시드의 고란 이바니세비치(크로아티아)가 세계 40위 알베르트 코스타(스페인)에 0-3(4-6, 6-7, 6-7)으로 무릎을 꿇었다. 또 5번 시드의 후안 카를로스 페레로(스페인)도 19세의 샛별 토미 레브레도(스페인)에 2-3(6-7, 6-4, 4-6, 6-4, 6-7)으로 아깝게 져16강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톱시드로 올 프랑스오픈 챔피언인 구스타보 쿠에르텐(브라질) 역시 ‘지옥 문’ 앞까지 갔다 간신히 가슴을 쓸어 내렸다. 막스 미니(벨로루시)와의 3회전에서 세트 스코어 0-2로 뒤져 패색이 짙었으나 내리 3세트를 따내며 3시간19분의 사투를 겨우 역전승으로 이끈 것.

상위 시드 선수들이 고전한 이날 99년 여자단식 챔피언 세레나 윌리엄스(미국)는 올 윔블던 준우승자 쥐스틴 에넹(벨기에)을 2-0으로 완파하고 준준결승에 올랐다. 3번 시드의 린제이 데이븐포트(미국)도 엘레나 리호프체바(러시아)를 2-1로 꺾었다. 8강에 만난 윌리엄스와 데이븐포트는 지난해 이어 다시 맞대결을 펼친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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