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US오픈]아가시-샘프라스 "노장만세"

  • 입력 2001년 9월 2일 18시 32분


30줄에 접어든 안드레 아가시(31)와 피트 샘프러스(30·이상 미국)는 테니스 코트에서 황혼기를 맞았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하지만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 아가시와 샘프러스는 까마득한 후배 못지 않은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90년대 코트를 휘젓던 양대 산맥이 옛 영광을 재연해 주기를 바라는 홈 팬의 발길이 줄을 이으면서 이들의 경기는 인산인해를 이루는 상황.

2일 뉴욕 플러싱메도의 국립테니스센터에서 열린 남자단식 3회전. 아가시는 예선 통과자인 라몬 델가도(파라과이)와, 샘프러스는 19세의 신예 미하일 요즈니(러시아)와 각각 맞붙었다. 이날 센터코트에서 벌어진 이 2경기에는 3만2078명의 팬이 몰려들어 대회 최다 관중을 기록했다.

홈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아가시와 샘프러스는 나란히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완승을 거두며 16강에 올랐다.

아가시는 노련미를 앞세워 3-0(7-5,7-6,6-3)으로 이겼고 샘프러스 역시 10개의 서브 에이스와 36개의 위닝샷에 에러는 단 18개에 그치며 1시간29분만에 3-0(6-3,6-2,6-2)으로 완승했다. 3회전에 오른 32명 가운데 미국인 선수는 아가시, 샘프러스와 ‘샛별’ 앤디 로딕 3명뿐. 이 대회에서 6차례 우승을 나눠 가진 아가시(2회)와 샘프러스(4회)로서는 자국 팬의기대에 더욱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4회전까지 순항했지만 이들의 앞길이 순탄하지 만은 않을 전망. 아가시는 올 윔블던에 샘프러스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던 ‘아메리칸 킬러’ 로저 페더러(스위스)와 8강 진출을 다툰다. 샘프러스도 올 윔블던 준우승자인 강호 패트릭 라프터(호주)와 만나게 돼 험난한 승부가 예상된다.

‘영국의 희망’인 9번 시드의 팀 헨만(영국)은 세계 랭킹 43위인 아비 말리슈(벨기에)에게 68개의 에러로 무너지며 2-3(7-6,3-6,5-7,6-4,4-6)으로 역전패,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올해 21세인 유망주 말리슈는 벨기에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이 대회 16강에 진출하는 기쁨을 누렸다.

여자단식에서 4번 시드로 대회 2연패를 노리는 비너스 윌리엄스(미국)가 리자 레이먼드(미국)를 2-0(6-3,6-4)으로 완파하고 16강에 합류했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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