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적자금 투입 금융기관 경영정상화 이행 '지지부진'

  • 입력 2001년 9월 2일 18시 32분


공적자금관리특별법 제정 이후 처음 실시된 금융기관에 대한 분기별 경영정상화약정(MOU) 점검 결과 평화은행 제주은행 한국투자신탁증권 대한투자신탁증권 등이 이 약정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투와 대투의 경우 증시가 침체돼 유가증권 투자손실이 불어난 데다 자구노력도 미흡해 악화된 시장여건에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일 재정경제부와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작성한 ‘공적자금관리백서’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가 13개 공적자금 투입 금융기관에 대한 1·4분기 MOU 이행실적을 점검한 결과 평화은행은 1·4분기에 606억원의 순손실을 냈고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등 6개 재무비율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또 부실채권 매각 등 재무 부문 실적도 부진했다.

이는 거래기업의 부도 영향 외에 가계 금융시장에서 치열한 대출경쟁이 벌어지면서 수익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해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은행은 1·4분기에 1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자산건전성 부문 2개 항목에서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

조흥은행도 8개 재무비율 목표 가운데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순이익률(ROA) 등 수익성 목표를 채우지 못했다.

공적자금을 각각 5조원과 2조9000억원을 받은 한투와 대투는 지난해 회계연도(2000년 4월∼2001년 3월) 중 각각 4505억원과 713억원의 적자를 내고 대부분의 재무비율 목표도 이행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투는 유가증권 투자손실이 컸던 데다 자구노력도 부족하다는 예금보험공사의 지적을 받았다. 대투도 증시침체로 주식투자손실이 큰 데다 악화된 시장여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투신권과 마찰을 빚고 있는 서울보증보험은 당기순이익을 포함한 4개지표의 달성실적이 미흡했고 부동산 매각계획도 일부 차질을 빚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각을 추진 중인 대한생명의 경우 지급여력비율이 증시침체로 목표에 미달했고 계열사 매각 부실대출채권 회수 무수익자산 처분 등 비재무 부문에서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영해기자>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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