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경제에세이]아이티플러스 금융사업부 우미영차장

  • 입력 2001년 8월 12일 18시 59분


나는 매일 인도로부터 편지를 받는다. 연애시절 자주 받아 보던 그 편지가 결혼 후 자연스레 마감되는가 했는데 결혼하고 10년도 더 지난 지금 새삼스럽게 다시 받게 된 사연은 남편의 해외근무 때문이다.

건설회사에 근무하는 남편은 독일 일본 등 세계적인 건설사들과 경쟁해 한국건설 기술자의 긍지를 세워보겠다며 5000년 인도 역사상 최대 프로젝트인 델리지하철 프로젝트를 좇아 올 봄 인도로 갔다. 결혼 후 10년 동안 단 며칠도 떨어져 있지 않았던 우리 부부가 생이별을 한 것이다.

남편이 인도로 떠난 뒤 며칠 지나지 않아 남편으로부터 편지가 날아오기 시작했다. 물론 인터넷을 통한 e메일이었다. 인터넷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체감하는 순간이었다.

그로부터 며칠이 지나지 않아 내 휴대전화로 남편의 목소리까지 날아들었다. 인도는 1만원짜리 전화카드로도 몇분을 통화하지 못할 정도로 요금이 비싼데 우리 부부는 거의 매일 여유있게 몇십분을 통화한다.

남편의 근무현장은 독일 일본 인도 기술자들이 한국인과 같은 사무실에서 일한다. 그런데 인터넷을 통해 자기 나라로 국내 통화처럼 전화할 수 있는 나라는 한국뿐이라며 대견해 한단다. 단지 인터넷기술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인터넷기술의 쾌거라면서. 뿐만 아니라 델리지하철 공동건설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건설관리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데, 이 역시 한국 인터넷 업체가 맡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건설 기술자들이 흔히 말하는 헝그리 정신으로만 해외건설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 최첨단기술을 건설에 접목시켜 성공적인 프로젝트 수행을 보증하고 있다니 남편과 한국 기술자들이 너무도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를 겪은 나라들은 보통 3년이 지나면 다시 어려움을 겪는다는데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닌 모양이다. 세계적인 경기하강도 겹쳐 국내 경제는 더 어렵고 다시 끝 모를 불황의 터널속으로 빠져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절망의 시기에 나는 인도로부터 매일 희망의 메시지를 받는다.

<아이티플러스(ITPLUS) 우미영 금융사업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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