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우리 역사 속의 대전쟁'

  • 입력 2001년 8월 3일 18시 22분


▼'우리 역사 속의 대전쟁' 한정영 지음/손창복 그림/237쪽 7000원/민서▼

‘한국이 아직 존재한다는 것은 기적적이다.’ 외국의 한 인터넷 여행사이트에 적혀있는 말이다.

약간 비꼬는 듯이 들리기는 하지만, 마저 읽어보면 약간의 존경심마저 읽혀진다. 중국과 일본으로부터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침략을 당했지만 꿋꿋이 버텨냈으니 놀랍다는 것이다!

분명 기적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수많은 사람들이 땀과 눈물, 지혜로 쌓아올린 기적이었다. 수많은 침략을 겪으면서 우리 조상들은 때로는 슬기로운 전술과 강한 투지로 적을 몰아냈고, 때로는 적에게 굴복해 눈물을 삼켰다.

진 전쟁보다 이긴 전쟁이 훨씬 많았고, 그 덕에 우리는 고유의 문화와 글자, 말, 그리고 나라를 갖고 있다.

아빠 또래가 어릴 때는 잘 들어보지도 못했던 고조선과 한나라의 전쟁, 우리 전쟁사에 빛나는 고구려와 수의 전쟁, 치욕스러운 병자호란, 독립운동사에 빛나는 청산리 전투까지 이 책은 시대별로 상세히 정리하고 있다.

정사(正史)를 중심으로 과장없이 전쟁 장면을 묘사했지만 고려군의 수공(물공격)을 받아 허둥대는 요나라 군사들의 모습, 왜군의 선단을 포위해 거침없이 들이받고 불태우는 거북선의 모습 등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 상세하다.

전쟁의 시작과 결말을 펼쳐놓는 것으로 역할을 끝내는 것은 아니다. 책 곳곳에 배치한 ‘전쟁 속의 전쟁’ 코너에서는 허수아비 병사로 부여군을 속인 고구려 병사, 몽고 장수 살리타 한 사람만을 ‘저격’하기 위해 싸운 처인성 전투 등 유명한 전쟁 속의 이색 장면을 소개한다.

‘도움글-믿거나 말거나’ 코너에서는 고조선의 국력, 인조반정과 병자호란의 연관관계 등을 설명해 역사를 크게 보는 눈을 길러준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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