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직기자의 식탐클럽]서울 방배동 '유락'

  • 입력 2001년 8월 3일 18시 13분


◇7시간 우려낸 국물 손칼국수로 이열치열

더울 때 오히려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칼국수 한 그릇은 어떨까. 땀방울이 이마에 송골송골 맺히지만 먹고 난 뒤엔 개운함과 함께 시원한 느낌이 든다. 여름 분위기를 원하는 사람은 콩고물이 많이 밴 콩국수를 먹으면 된다.

손칼국수 전문점 ‘유락(有樂·02-586-2365)’. 서울 서초구 방배동 삼익아파트 단지 앞에 있다. 서초동과 양재동 등 인근의 직장인들이 ‘점심 나들이’ 삼아 찾는 곳이다. 일부 주민들은 더위 때문에 입맛이 없을 경우 찾기도 한다.

밑반찬은 뚝배기에 담긴 김치와 ‘청양 고추’를 넣은 간장밖에 없을 정도로 단출하다. 칼국수 맛은 면발과 국물만으로 족하다는 의미다. 기계로 면을 만들지 않고 업소 주인이 직접 밀가루 반죽을 해 면을 뽑기 때문에 면의 두께와 길이는 일정치 않다.

하루에 두 번 해초류와 바지락에 각종 야채를 넣고 7시간씩 고아 국물을 만든다. 국물이 빨리 식지 말라는 뜻에서 이중 스테인리스 그릇을 사용한다. 조미료는 전혀 사용치 않아 개운한 맛이 오래 남는다. 미더덕 호박 새우 굴 낙지가 추가된 ‘해물칼국수’에도 냉동식품은 쓰지 않는다.

콩국수는 경기 가평에서 난 콩으로 만들었다. 콩을 많이 넣어 국물이 걸쭉하고 고소한 맛 도 많이 난다. 콩나물비빔밥에는 콩나물과 콩나물 끓인 국물, 호박, 묵 등이 재료로 사용된다.

국수, 만두, 수제비는 4000∼5000원. 해물, 만두전골은 2만5000원. 18평 규모의 업소 내부는 방으로 돼 있고 식탁은 12개뿐이다. 때문에 식사를 하려면 예약을 해야 한다. 하루에 칼국수만 400그릇 정도 팔린다.

종업원들은 전부 위생모와 앞치마를 두르고 일한다. 별도의 주차장은 없고 일요일은 영업을 하지 않는다.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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