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이종범 국내 복귀전 분석

  • 입력 2001년 8월 2일 22시 30분


돌아온 바람의 아들 이종범(31·기아 타이거즈).

경기시작 10분전 3루측 불펜쪽에서 달리기로 몸을 풀던 이종범은 3루 관중석에서 팬들이 환호하자 모자를 벗고 머리를 숙이며 공손히 인사를 했다. 따뜻한 환영에 깊이 감사하는 표정이었다.

그는 2일 인천 SK전에 3루수겸 3번타자로 선발출전함으로써 97년 10월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 이후 3년7개월여만에 국내무대를 다시 밟았다. 팬들의 관심이 집중된 이종범의 복귀전 모습은 어땠을까.

▽공격=해태시절보다 한층 간결해진 타격폼이 눈에 띄었다. 한국을 떠난뒤 그는 일본 투수들에 적응하기 위해 타격폼을 수정했었다. 방망이를 끝에서 한뼘 간격이 있게 짧게 잡은뒤 투수쪽을 향하던 배트도 곧추세우며 갖다 맞히는 스타일로 전환한 것. 이종범은 이날 일본에서 익힌 방식대로 방망이는 짧게 잡되 배트방향은 종전대로 투수쪽을 향하는 한일 혼합형 타격을 했다.

1회초 2사후 들어선 첫 타석. SK의 개막전 이후 올시즌 두 번째로 만원사례를 이룬 인천구장 팬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속에 등장한 이종범은 볼카운트 2-3에서 바깥쪽에서 몸쪽으로 흘러들어오는 SK 김원형의 커브를 받아쳐 깨끗한 왼쪽안타를 만들어냈다. 복귀전 첫 타석에서 만들어낸 안타.

3회 1사 1루에선 방망이 중심에 맞혔으나 운없이 2루수 정면으로 굴러가는 병살타를 쳐냈고 6회와 8회엔 각각 2루수와 3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전체적으로 이종범의 이날 타격은 해태 시절과 비교했을 때 정확성은 좋았지만 파워는 약간 떨어진 모습이었다.

▽수비=국내에서의 본업 이 유격수였던 이종범은 3루수로 출전했다. 3루는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에서 뛸 때도 맡아본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수비에서 별 무리는 없었다. 그에게 처음 공이 간 것은 5회말. SK 이호준이 때린 안타성 강습타구를 이종범은 다이빙 캐치로 잡아낸뒤 특유의 총알같은 1루송구를 해 박수를 받았다. 7회에도 조원우의 어려운 땅볼 타구를 잘 잡아내 두차례 수비는 일단 합격점.

▽주루=1루를 밟은 것은 1회 딱 한번. 안타를 치고 진루한 이종범은 자신의 키 두배는 될 정도로 리드폭을 크게 해 투수를 긴장시켰다. 하지만 다음 타석이 4번타자인 산토스라 무리하게 도루를 시도하진 않았다. 비록 2사후지만 산토스의 뜬 공 때 질풍같이 2루를 돌아 3루로 향하는 모습은 전성기를 연상케 했다.

<인천=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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