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경제]대만-아르헨 신용등급 낮춰…S&P-무디스 발표

  • 입력 2001년 7월 27일 19시 32분


국제 신용평가기관들이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와 대만의 국가 신용등급을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미국의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26일 1280억달러의 외채 부담을 안고 있는 아르헨티나의 외화표시채권 신용등급을 ‘B3’에서 ‘Caa1’으로 낮춘다고 밝혔다. 외화 및 자국화 표시국채 신용등급도 ‘B3’에서 ‘Caa1’으로 떨어졌다.

이로써 이미 ‘투기’ 수준이었던 아르헨티나의 신용등급은 1998년 채무상환 불능(디폴트)을 선언할 당시의 러시아 등급보다도 낮아졌으며 파키스탄 우크라이나 등과 비슷한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무디스는 성명에서 “정부의 재정부담 가중, 단기 성장전망 불투명, 정부 긴축정책에 대한 정치권의 지지 부진 등으로 인해 아르헨티나의 디폴트 위험이 심각하게 높아졌다”며 “단기간 내에 아르헨티나의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될 가능성은 적다”고 밝혔다.

이날 무디스의 신용등급 하향조정 발표로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식시장의 메르발 지수는 전날보다 2.47% 하락한 322.08에 마감됐다.

한편 미국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이날 금융 시스템의 약화와 경제침체, 정부의 비효율성을 이유로 대만의 (장기) 국가신용등급을 ‘AA+’ 에서 ‘AA’로 하향 조정하고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S&P는 “대만의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심각한 가운데 대만정부의 경제정책 운용은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만약 신용경색이 발생한다면 경기침체가 길어지고 잠재적인 재정비용이 늘어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S&P는 올해 대만의 경제성장률이 2%를 밑돌고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정부의 총 일반 채무의 비율이 40%에 달할 것이라면서 무수익 여신의 증가에 따라 금융 시스템의 자본 재조달비용도 GDP의 50%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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