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국립발레단 웹사이트모임, 5개월새 회원 1천여명

  • 입력 2001년 7월 22일 18시 32분


‘정(情) 익는 발레마을’(이하 발레마을)은 국립발레단 홈페이지(www.kballet.org)에 있다. 온라인 게시판을 중심으로 한 발레 애호가들의 모임이다. 이들은 지난 2월 첫 오프라인 모임을 갖고 모습을 드러낸 뒤 다양한 대외활동을 펴고 있다. 이에 따라 ‘마을 주민’은 5개월여만에 1000여명으로 늘어났다.

17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에서는 회원 7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로미오와 줄리엣’ 발레 공연의 비디오 감상회가 있었다.

감상회가 끝난 뒤 근처의 한 음식점에서 뒤풀이가 벌어졌다. ‘발레마을’ 회원들은 김지영 정주영 등 이달 생일을 맞은 국립발레단 무용수들을 위한 조촐한 생일 파티를 열었다. 이어 국립발레단에 새로 입단한 김준범에 대한 ‘발레마을’ 회원들의 ‘무서운’ 파워인터뷰가 시작됐다.

“평소 피부를 보면 너무 ‘뽀얘서’ 아기피부 같습니다. 그런 김준범씨를 볼 때마다 부러웠는데 피부 관리법은?”

‘질문의 화살’이 작품 밖으로 쏘아지자 김준범은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

“무용하면서 땀을 많이 흘려 샤워를 하루에 몇 번씩 했더니 좋아진 것 같아요. 샤워 많이, 정말 많이 하세요.”(김준범)

무용수들에게 더 공포스러운 것은 2, 3차 모임이었다.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인 이원국도 노래방에서 ‘(최)백호 오빠’의 ‘낭만에 대하여’를 한 곡조 뽑은 뒤 겨우 풀려났다.

이 모임의 회원인 이정씨(23·숭실대 4학년)은 “회원들이 발레를 공통 분모로 격의없이 어울리고 있다”며 “공연을 지켜보는 발레 팬에서 머무르지 않고 발레를 직접 배우는 회원들도 많다”고 밝혔다.

이 마을에는 남성모임인 DPS(Dead Poet Society·죽은 시인의 사회), 미시나라, 여대생나라 등 작은 소모임이 결성돼 있다. 20대가 중심이지만 우문선(45·회사원)-김재강(33·한국가스공사 외환딜러)-이재은(21·연세대 성악과)-정희정(9·초등학교 3학년) 등 5명의 ‘띠동갑’이 있을 정도로 연령층이 다양하다. 18일에는 김용걸(파리 국립오페라발레단 단원)이 일시 귀국하자 두 회원이 공항까지 마중나가는 열성을 보였다. 이 마을의 ‘촌장’격인 ‘마을지기’ 임영숙씨(26·숙명여대 대학원)는 “함께 공연도 보고 스타와의 대화를 즐길 수 있는 게 이 모임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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