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늑장 라운드, 골퍼보다 코스탓"

  • 입력 2001년 7월 19일 18시 51분


‘늑장플레이’는골프경기의 흥미를 반감시키는 가장 큰 원인이다.

하지만 라운드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것은 전적으로 골퍼만의 책임일까.

‘라운드시간은 플레이어보다는 코스의 특성에 더 많이 좌우된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빌 예이츠라는 한 연구자가 미국 골프매거진 7월호에 기고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영국골프장의 18홀 평균 소요시간은 3시간 58분, 미국골프장은 4시간30분으로 나타났다.<표참조>

그가 8개의 영국골프장(링크스코스)과 61개의 미국골프장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두 나라 골프장의 라운드 소요시간이 차이가 나는 이유는 세가지.

우선 링크스코스(해변코스)가 특징인 영국골프장은 그린에서 다음 홀 티잉그라운드까지의 이동거리가 미국골프장 보다 짧아 그만큼 시간을 단축할수 있다는 것이었다.

링크스코스의 홀사이 평균 총이동거리는 788야드로 미국골프장(3061야드)의 3분의 1수준에 불과했다. 따라서 전체이동거리도 2000야드 이상 차이가 나니 시간이 더 걸리는 것은 당연하다는 결론이었다.

두 번째 원인은 골프장 이용객수의 차이. 영국은 골프장당 골퍼의 수가 465명인데 비해 미국은 1577명으로 역시 세배 이상.

마지막은 두 나라 골퍼가 주로 즐기는 게임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 영국골퍼는 주로 매치플레이를 즐기는 반면 미국골퍼는 스트로크플레이를 즐기는데 악명높은 러프와 벙커에 빠지면 곧바로 그 홀을 포기하는 매치플레이쪽이 시간이 덜 걸리는 것은 당연지사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골퍼수에 비해 골프장수가 태부족인 한국의 주말골프장은 영국, 미국과 비교할수도 없는 열악한 상황. 골프장 특성도 고려하지 않고 용량초과의 부킹을 받아놓고선 마치 ‘양떼를 몰 듯’ 내장객에게 빠른 경기진행을 강요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달성할수 있는 ‘표준 라운드시간’과 원활히 소통될수 있는 적정한 부킹이 절실한 상황이다.

<안영식기자>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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