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월드]美 탬파市 '거리 감시카메라' 시민들 반발

  • 입력 2001년 7월 19일 18시 39분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시 경찰이 얼굴 인식 시스템으로 수배자를 색출하기 위해 거리에 감시 카메라들을 설치하자 시민들이 반발에 나섰다.

탬파시 경찰은 최근 36대의 감시 카메라를 유흥가인 이보르시티 지역에 설치해 운용중이다. 카메라는 하루 최대 15만명을 촬영해 메인 컴퓨터로 전송하며 메인 컴퓨터는 눈썹 눈 코 입술 턱의 크기와 모양 등 얼굴 부위의 80가지 요소를 이미 입력된 3만여명의 수배자 얼굴과 비교한다. 수배자가 검색될 경우 인근 경찰차로 즉각 연락해 체포에 나서게 한다.

버지니아주 버지니아비치시도 최근 이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15만달러(약 1억9500만원)의 예산을 시의회에 요청해 놓은 상태다.

미국 경찰의 이 같은 움직임에 시민단체들은 인권침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미국자유인권협회(ACLU)는 19일 “이들 카메라들의 진정한 용도가 무엇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며 “누군가 시민의 사생활까지 모두 포착하려 들면 제지할 방법이 없다”고 비판했다. 미국 인권 변호사인 매트 펜튼도 이 시스템이 위헌 요소가 있어 제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탬파시 시민들은 15일 “얼굴 인식 카메라는 시민들의 얼굴을 ‘바코드’로 만들어 감시하는 ‘빅 브라더’”라며 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방독면이나 가면을 쓴 채 감시 카메라 앞을 돌아다니며 “우리는 자유 국가에서 ‘가택 연금’ 상태에 있다”고 경찰 조치를 비난했다. 시민들이 반발하자 얼굴 인식 시스템의 도입을 지지했던 탬파시의회 의원 일부도 방침을 바꿨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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