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포인트 부동산테크]수익형 부동산 고르기

  • 입력 2001년 7월 12일 19시 41분


저금리의 영향으로 가장 각광받는 부동산 상품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서울 강남에서 공급되는 임대주택사업이 가능한 소형 아파트와 역세권에 위치한 주상복합아파트, 오피스텔을 꼽는다.

이런 상품들은 ‘고수익 보장형’ ‘짭짤한 임대수입을 기대할 수 있다’는 수식어가 붙은 광고를 앞세워 분양에 나선다. 이곳에는 밤샘 줄서기 청약자가 등장하고, 수십 대 1 또는 수백 대 1의 청약경쟁률이 나온다. 당첨 즉시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에 이르는 프리미엄(웃돈)도 붙는다.

대표적인 예가 이달 초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분양된 대우건설의 원룸형 주상복합아파트 ‘아이빌’이다. 120가구를 일반분양하는데 1만7000여명이 몰려 청약경쟁률이 142 대 1에 달했다. 일부 평형은 경쟁률이 252 대 1에 이를 정도였다. 현재 분양권 전매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프리미엄은 1300만∼1500만원선.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최근에는 70, 80년대 부동산 시장을 주도했던 ‘복부인’이 재등장했다. 또 혼기를 앞둔 직장 여성이 결혼 비용으로 모아둔 돈을 들고 청약하는 모습도 적잖게 눈에 띈다.

이렇듯 과열기미가 뚜렷해졌을 때 현명한 투자자라면 잠깐 숨을 돌리고 시장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 서울 강남에서 공급되는 이른바 수익형 부동산의 가장 큰 문제는 대부분 동시에 공급됐기 때문에 입주시점에 가서는 일시적인 공급 과잉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최근 1년간 강남권에서 공급된 원룸형 주상복합아파트, 오피스텔, 원룸형 임대전용 다가구주택은 무려 1만1000여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건설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입주 때 공급 과잉에 따른 임대보증금의 하락과 그에 따른 수익률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일부에선 강남 일대의 재건축이 올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경우 최소 10년간은 임대 수요가 보장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자녀를 둔 일반 가정에서 20평형대 이하의 원룸 주택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주택업체나 부동산중개업자가 말하는 수익률 계산을 무조건 믿어서도 안된다. 이들은 한 채라도 더 팔고, 더 거래가 이뤄지도록 부추겨야만 이익을 챙길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데도 강남에서 분양되는 수익형 부동산이라야 안심하겠다는 투자자라면 원룸보다는 투 룸 이상의 30평형대를 고르는 게 좋다. 또 다양한 수요자들이 좋아할 수 있는 평면 설계나 단지 특성을 갖춘 상품을 고르는 게 경기 변동에 관계없이 임차인을 구할 수 있다.

무엇보다 좋은 방법은 서울 강남에서 눈을 돌려 강북이나 수도권에서 분양되는 임대주택 사업에 적합한 요건을 갖춘 상품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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