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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7월 11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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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장(風葬)은 시체를 매장하지 않고 옷을 입히거나 관에 넣어 풍화(風化)시키는 장례법으로 인도네시아의 섬 주민이나 아메리칸 인디언 등이 주로 그렇게 했다고 한다. 수장(水葬)은 말 그대로 강이나 바다에 장사지내는 것으로 인도와 티베트 등에서 흔하다. 신라 문무왕이 수중장으로 모셔졌다는 기록으로 보아 우리나라에서도 수장이 널리 행해진 것을 알 수 있다. 시체를 나무 꼭대기나 갈라진 가지 사이에 올려놓는 수장(樹葬)도 있고, 시체 처리를 새에게 맡기는 조장(鳥葬)도 있었는데 이제는 거의 자취를 감췄다고 한다.
▷화장(火葬)은 BC 1000년경 그리스인들이 처음 한 것으로 전해진다. 화장은 특히 로마의 전쟁 영웅(전사자)을 기리는 장례법이었는데 AD 100년경 그리스도교가 전파되면서 중지됐다고 한다. 그러나 그 이유는 육신의 부활을 믿는 그리스도교의 영향보다는 화장에 쓸 땔나무감으로 너무 많은 나무가 벌채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삼국시대에 불교가 전래되면서 성행했던 화장이 조선시대 들어 주자가례(朱子家禮)의 장례법이 장려되면서 사라지다시피 했다.
▷최근 서울시민의 화장률은 50%를 넘어섰고 4, 5년 이후에는 70%를 웃돌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문제는 화장할 곳이 없다는 사실이다. 지금 있는 화장 시설은 이미 한계 용량을 초과한 상태이고 납골당도 내년 3월이면 포화상태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나 어느 지역이든 자기 동네에 화장터가 들어오는 것은 한사코 싫다고 한다. 과거의 화장터가 아닌 최첨단시설의 ‘추모공원’이라고 해도 고개를 젓는다. 돌아간 이를 모시기도 점점 힘들어지는 세상이다.
<전진우논설위원>young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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