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충남 공무원-지역언론 갈등 조짐

  • 입력 2001년 7월 5일 21시 57분


최근 충남지역에서 언론의 비판적 보도에 대해 중하위직 공무원들이 공공연히 항의하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어 공무원과 지역언론과의 갈등이 빚어질 조짐이다.

이와 관련,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육이공’

‘육이공’이란 ‘6급 이하 공무원’을 줄여 쓴 말.

이들은 언론보도에 불만이 있더라도 우회적으로 항의하는 국장 과장 등 간부들과는 달리 비교적 언론보도에 자유스런 입장에 놓여 있는 실무자들로 언론의 비판적 보도에 대해 즉각적인 반발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충남도청과 청양군청 홈페이지에는 ‘청양군청 6급 이하 공직자’(육이공)라는 이름으로 “지역신문인 C신문이 엉터리 기사로 군청 직원들의 사기를 꺽었다”며 취재에 불응하고 구독을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C신문은 6월 25일자로 ‘학당농공단지 실농보상과 관련해 공무원들이 서류를 허위작성했음이 확인됐고 사법기관에서 수사중’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C신문측은 “정확한 근거자료에 의한 기사인데도 언론중재위 등 정상적인 절차를 무시한 공무원들의 집단행동은 언론활동을 공권력으로 제약하려는 의도”라고 밝혔다.

‘육이공’은 또 언론이 ‘충남도가 10월 전국체전과 관련해 성화의 묘향산 채화를 위해 북한에 100만달러를 제공하려 한다’고 보도한데 대해서도 들고 일어났다.

이들은‘충남도 공무원직장협의회’라는 이름으로 4일 성명을 내고 “공당(한나라당)이 사실이 아닌 내용을 사실인양 논평하고 이를 받아들인 언론에서는 확대해석해 도의 취지가 폄하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21개 충남지역 시민단체로 구성된 충남시민단체연대회의 등은 “이같은 대응은 상급 공직자들의 묵인하에 저질러지고 있는 맹목적인 반란”이라며 “비판언론을 무너뜨리려는 간교한 공작행정이자 행정폭거나 다름없다”는 요지의 성명을 발표했다.

<대전〓이기진기자>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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