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高를 찾아서]평택 한국관광고 "외국어는 기본"

  • 입력 2001년 6월 28일 18시 43분


강원관광대학 카지노 실습장을 찾은 학생들
강원관광대학 카지노 실습장을 찾은 학생들
“와타시노 가코와 치이 사이데스케도 아이가 아후레르 가코 데스(저희 학교는 작지만 사랑이 넘치는 학교입니다).”

경기 평택시 한국관광고 관광일본어반 이민희양(17·2학년)에게 학교 소개를 부탁하자 서슴없이 유창한 일본어로 답했다.

이양은 21일 평택대에서 열린 전국 고등학교 외국어경시대회에서 일본어부문 은상을 차지한 재원. “문법보다는 말하기를 중시한 대회라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겸손해 했다.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 걱정이다. 여행을 좋아해 처음엔 관광통역 가이드를 하려 했는데 호텔 일도 재미있을 것 같고, 일본 유학도 가고 싶단다.

이양은 “중학교 성적이 외국어고에 갈 정도에는 조금 못 미쳤는데 이곳에서 외국어는 물론 좋아하는 관광분야도 함께 공부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자랑했다.

지난해 신입생을 처음 모집해 2학년까지 있는 한국관광고의 한 학년 정원은 90명. 관광일본어반 관광영어반 관광중국어반 등 3개 반이 있다.

‘관광’과 ‘외국어’가 특성화 전략. 1학년은 일반 고등학교와 수업내용이 비슷하지만 2학년부터는 외국어와 관광관련 수업시간이 크게 늘어난다. 원어민 강사와 회화 위주의 수업을 하기 때문에 이양처럼 각종 회화 경시대회에 입상하는 학생들이 많다.

학생 전원이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오전 6시 기상, 오후 10시 취침. TOEIC이나 JPT 등 외국어 검정시험을 거쳐 일정 점수 이상을 받아야 하고, 컴퓨터 활용능력 검정고시 2급 이상 자격증을 따야 졸업이 가능하다. 첨단통신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국제화된 관광, 호텔 전문인을 배출하기 위해서 도입한 제도다.

취업을 하려는 경우 졸업 후 진로는 관광가이드, 호텔, 여행사 등. 하지만 관광이나 호텔, 외국어관련 대학 진학을 생각하는 학생들이 훨씬 많다.

전세권 교무부장(47)은 “수능과 특성화 과목을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어려움 때문에 인문계 고등학교로 전학하거나 유학을 가는 학생들도 상당수”라고 털어놓았다. 90명이 입학한 2학년은 현재 67명.

전 부장은 “대학 수시모집 때 특성화고에 가산점을 주는 등 정책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평택=남경현기자>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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