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Metro diary]응원석 잘못 찾아간 죄

  • 입력 2001년 6월 28일 18시 42분


최근 친구 바버라와 함께 양키스와 레드삭스의 야구경기를 보기 위해 운동장엘 갔다. 두리번거리며 주위 사람들에게 좌석의 위치를 묻고 있는데 한 청년이 우리를 빤히 쳐다보더니 앞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그는 우리에게 “어느 편 팬이냐”고 물었다. 바버라가 주저 없이 “레드삭스요”라고 말하자 그는 “좋아요, 그렇다면…”하고 중얼거리더니 손가락으로 출입구를 가리키며 속삭이듯 말했다. “저쪽 문으로 나가 왼쪽으로 돈 다음 운동장 밖으로 나가 차를 타고 북쪽으로 시속 200마일로 달리시오.”

지난주 베이사이드고등학교 근처의 한 식당에서 고교 반창회가 열렸다. 반가워 서로 포옹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는데 노년의 한 부인이 나타났다.

재학 당시의 역사 선생님이었다. 선생님은 “여러분들을 가르치며 정말 즐거운 시간을 가졌었다”고 회상했다. 모두 한껏 떠들고 웃으며 즐겁게 보낸 뒤 음식값을 내기 위해 돈을 걷었다. 그때 웨이터가 다가와 “음식값은 선생님이 이미 치렀다”고 말했다. 우리는 선생님께 감사를 드리고 모은 돈은 암으로 세상을 떠난 한 친구를 생각하며 ‘암센터’에 기부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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