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올 여름휴가 무인도 어때요"

  • 입력 2001년 6월 28일 01시 57분


현대판 로빈슨 크루소를 그린 무인도 표류 영화 ‘캐스트어웨이’. 누구나 한번쯤 주연을 맡은 톰 행크스처럼 무인도에서 혼자 생활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을지 모른다.

굳히 혼자가 아니더라도 가족과 함께 무인도에서 오붓하게 여름휴가를 즐기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인천 앞바다에 떠있는 무인도 사승봉도는 섬 관리인 부부가 살고 있어 엄밀한 의미에서는 무인도가 아니지만 아름다운 해변과 울창한 숲 등 수려한 자연경관을 간직하고 있어 모험과 스릴이 가득한 여행을 기대할 수 있다.

▽사승봉도〓인천에서 서남쪽으로 54㎞정도 떨어져있다. 날마다 두 번 썰물 때면 사승봉도의 서쪽 해변엔 밑변 2㎞, 높이 1.2㎞의 거대한 삼각형 모래천지가 펼쳐진다. 그 삼각형의 꼭지점까지 걸어 들어가려면 보통 썰물 때는 1700걸음 정도, 크게 물이 빠지는 사리 때는 2000여 걸음을 모래를 밟고 들어가야 한다. 꼭지점에 서면 양옆으로 파도가 넘실대고 정면엔 흰 포말이 S자 형으로 꼬리를 잇는 보기 힘든 진풍경이 펼쳐진다. 멀리 옆에서 보면 사람이 바다 위에 서 있는 것 같다.

썰물의 최고조를 기다리면 바다 한가운데 있던 암초가 어느덧 완전히 밑둥을 드러내고 수석처럼 홀연히 서 있는 모습과 마주친다. 해변엔 모이를 찾는 갈매기 떼까지 몰려 운치를 더한다.

해발 78m의 모래 언덕 꼭대기까지 발이 푹푹 빠질 정도로 온통 모래인 섬이지만 신통하게도 언덕 위엔 나무가 울창해 발을 내딛기 힘들 정도다.

또한 해변 바로 뒤엔 모래를 뚫고 피어난 풀들이 흰 색과 초록의 강한 대비를 이룬다. 산 속 곳곳엔 고사리 등 나물이 지천으로 널려있어 산나물을 캐 반찬으로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무인도로 분류되는 사승봉도지만 실제론 두 사람이 살고 있다. 관리인 서창화씨(66) 부부가 섬 안내를 맡고 있다.

▽여행메모〓매일 오전 9시반, 오후 2시반 두차례 인천 연안부두 여객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승봉도행 쾌속선(원광해운 032-884-3391)을 타면된다. 승봉도에 내려 미리 예약한 배에 올라 10분 정도 가면 사승봉도에 도착한다. 여객선 운항시간은 7월8일 이후에 한차례 변동하기 때문에 전화확인은 필수. 숙박과 승봉도∼사승봉도 연결 배편은 관리인 서씨(032-831-6651)에게 예약하면 미리 준비를 해준다.

사승봉도 연결 배편요금은 왕복 5만원(정원 10명)에 배를 빌려야한다. 사승봉도에는 민박 6채가 있으며 텐트촌도 있다. 민박은 하루 3만원. 텐트촌은 떠날때까지 1만원을 받는다. 먹을 것은 챙겨가야 한다.

<박정규기자>jangk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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