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카페]알짜 자격증 따면 주부 취업문 '활짝'

  • 입력 2001년 6월 24일 18시 52분


국내에서는 여성들이 취업하는 데 아직 제한이 많다. ‘취업 적령기’를 놓치면 원서를 내는 것도 쉽지 않다. 더구나 결혼하고 아이 낳고 집안살림을 하다 다시 직장을 잡는 것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렵다. 이런 여성들에게 자격증 취득은 수입을 얻기 위한 마지막 수단이 될 법하다. 이번 재테크카페에서는 여성들이 도전해볼 만한 자격증을 소개한다. 또 자격증을 따 잘 활용하고 있는 2명이 자신들의 생생한 경험담도 풀어놓는다.

▽이정표책임연구원〓국내 자격증 시장은 국가자격과 민간자격으로 구분된다. 노동부의 기술자격이 600여종, 개별 법령으로 정한 교사와 변호사 등의 자격증이 120여개이다. 또 민간자격도 종류가 200여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민간자격중 내용이 좋은 것은 국가가 품질을 보증해준다. 작년에는 23개 민간자격이 공인을 받았다.

▽박윤희이사〓자격증을 따도 곧바로 취업하기에는 진입장벽이 너무 높다. 자격증으로 창업할 수 있는 분야를 알아보는게 좋을 것 같다. 창업하려면 최소 6개월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시간여유도 있어야 하고 본인의 취미나 적성도 고려해야 한다.

▽이연구원〓자격증을 딸 때는 취득 자체를 목표로 하지 말고 어떤 일을 할지 먼저 정한 뒤 관련 자격증을 찾아보는게 필요하다. 또 공신력이 있는 국가자격증이 낫다. 민간자격증은 따도 취업이 보장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박은순이지헤어센스사장〓미용사 자격증을 땄지만 곧바로 직장생활을 할 수 없었다. 거의 모든 미용실이 20대의 젊은 여성을 직원으로 썼기 때문이다. 미용기술은 도제식으로 배우기 때문에 혼자서 일정 수준에 오르기에는 걸림돌이 너무 많았다.

▽강옥선현대공인중개사사장〓살던 집을 팔 때 여자 공인중개사의 도움을 받았다. 전에는 공인중개사에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 이 때 “나도 한번 해볼까”하는 마음을 먹게 됐다.

▽이연구원〓직장생활을 할 때 자격증은 여러 가지 요소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인문사회계열 대학졸업자들은 직업상담사와 사회조사분석사 등에 도전해볼만 하다. 앞으로 지식산업이 발전하는 점을 고려하고 여성 특유의 세밀함을 살리려면 전자상거래관리사도 좋다. 또 보건과 복지서비스분야로 눈을 돌리면 민간자격이 많다. 간병인과 방과후아동지도사 노인복지상담사 등의 분야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대학을 갓 졸업한 경우라면 변호사와 공인회계사 세무사 등을 시도해볼만 하다.

▽강사장〓내 경우는 자격증을 따고나니 곧바로 일자리 제의가 들어왔다. 전업주부로 20년 가까이 지내다 직장생활을 하니 마음이 설[4]다. 1년정도 부동산사무실에서 일하면서 전화받는 법부터 배우기 시작했다. 1년정도 하고 나니 ‘이제 혼자서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겨 사무실을 냈다.

▽박이사〓창업을 하는데 적합한 자격증 분야는 공인중개사와 공인노무사 감정평가사 등이 좋다. 공인중개사는 최근 ‘여사장’들이 늘어나고 있다. 공인노무사와 감정평가사는 남자들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고학력 여성들이 굳은 의지를 갖고 임해야 한다. 기능직으로는 미용사와 원예사 조화공예기능사 등을 추천할만 하다. 최근 한복을 고쳐입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어 한복기능사 자격증으로 리폼점을 운영할 수 있다. 조리기능사와 제과제빵기능사 자격증도 나이 제한 없이 창업하기에 무리없는 분야이다. 이밖에 민간자격증인 독서지도사 종이접기지도사 스포츠마사지사 등도 빨리 창업하는데 유리하다. 20∼30대 여성이라면 정보기술(IT)분야를 개척해볼 만하다.

▽박사장〓애초에 취업이 어려워 기술있는 원장을 찾아가 궂은 일을 해주며 새벽까지 기술을 익혔다. 덕분에 자격증을 딴 뒤 3개월만에 8평 크기의 미용실을 열 수 있었다. 뚜렷한 목표가 있다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이연구원〓전업주부로 있다보면 자격증에 관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본인이 먼저 문을 두드려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에는 인터넷에 유용한 자격증 정보들이 많이 올라와 있다.

▽박이사〓백화점의 문화센터나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여성발전센터 그리고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 등을 이용하면 기술을 직접 배울 수 있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곳은 월 1만원정도의 비용만 내면 된다.

▽이연구원〓민간자격 훈련기관은 단지 돈만 벌려고 하는 부실한 곳도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박사장〓자격증을 딸 때 전문직이면서도 계속 공부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했다. 그래서 창업을 한 뒤에도 계속 공부하기 위해 일주일에 하루를 꼭 쉬웠다. 학점을 인정받는 학원에서 미용이론을 공부하고 있다. 6개월만 더 공부하면 전문학사를 취득한다. 다른 사람과는 달리 실기와 이론을 갖춘 미용사가 되는 것이다.

▽강사장〓공인중개사는 고객의 연령층이 다양하기 때문에 주부경력이 큰 도움이 된다. 아이들 교육문제도 같이 상의할 수 있고 내 집을 장만할 때 주의할 점도 조언해 줄 수 있다. 수입이 불규칙하긴 하지만 자본이 많이 필요하지 않고 힘도 적게 드는 장점이 있다.

▽이연구원〓자격증이 취업이나 창업의 주요한 수단이긴 하지만 전문능력을 개발하는데도 역점을 둬야 한다. 평생을 걸쳐 자신의 능력을 개발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생계유지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삶을 개척하고 사회에 기여하는 점도 그에 못지 않게 필요하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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