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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6월 14일 19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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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팬들에게 강팀의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서. 또 다른 이유를 찾는다면 팀간 19차전을 치르는 페넌트레이스 대장정의 먹이사슬에서 우위를 지키기 위한 바람이 반영된 때문일 것이다.
시즌의 45% 가량을 치른 13일 현재 올 프로야구는 2강인 사자(삼성)와 날개 달린 말 유니콘스(현대)가 예상대로 먹이사슬의 최정점에 올라 있다. 눈에 띄는 점은 두 팀이 몇몇 특정팀을 편식하며 몰아치기 승리로 승률을 한껏 끌어올렸다는 것.
삼성은 쌍둥이(LG전 7전승)와 독수리(한화전 4승1패)를 선두 유지의 보약으로 달여 먹었다.
현대는 편식이 더욱 심해 거인(롯데전 7승1패)과 비룡(SK전 7승2패)에 샌드백 치듯 집중타를 날렸다. 현대로선 만약 거인과 비룡이 없었다면 5.5게임차로 앞선 3위 두산에도 뒤질 뻔했다.
2강을 제외한 나머지 6개 팀은 돌고 도는 먹이사슬의 순환구조를 보이고 있다.
잡식성의 곰(두산)은 단군신화에서 이미 증명된 것처럼 호랑이(해태전 5승1무1패)의 천적이었고 호랑이는 거인(롯데전 5승3패)에게, 거인은 비룡(SK전 4승1무2패)에게, 비룡은 한바퀴 돌아 곰(두산전 6승3패)에게 강세를 보여 장군멍군을 불렀다.
또 다른 순환구조는 곰이 독수리(한화전 6승3패)에게 펀치를 날리자 독수리는 쌍둥이(LG전 8승1무3패)에게, 쌍둥이는 거인(롯데전 7승2패)에게 화풀이를 한 것.
한편 4위 해태는 13일 두산전에서 연장 10회 4점차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10-11로 역전패한 것을 비롯해 두산에 내준 5패 중 1경기만 건졌어도 두산과 동률 3위, 2경기를 따냈으면 두산을 제치고 단독 3위가 될 수도 있어 라이벌전의 승패는 2경기에 버금가는 비중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