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아이버슨-브라이언트 '닮은꼴 충돌'

  • 입력 2001년 6월 8일 18시 42분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가 미국프로농구(NBA)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LA 레이커스를 꺾은 다음날인 8일. 필라델피아 시내 리텐하우스 호텔의 스미스 & 울렌스카이 스테이크하우스는 색다른 메뉴를 선보였다.

바로 앨런 아이버슨(26·필라델피아)과 코비 브라이언트(23·LA)의 이름을 각각 붙인 메뉴가 그것. 먼저 ‘아이버슨 메뉴’는 최고급 비프스테이크 76온스(약 2.16㎏)를 76달러에 제공하겠다는 것으로 고객이 이 메뉴를 선택하면 고급 쇠고기 1온스(0.02835㎏)를 1달러에 살수 있는 파격적인 조건. 반면 ‘브라이언트 메뉴’는 1온스에 10달러라는 비싼 값을 책정해 고객들이 아예 외면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위의 예와 같이 NBA의 대표적인 닮은꼴 스타인 아이버슨과 브라이언트의 희비가 챔프전 1차전 이후 극명하게 엇갈렸다.

아이버슨이 필라델피아의 영웅으로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은 반면 필라델피아가 고향인 브라이언트는 고향 팬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신세로 전락한 것.

그러나 두 선수는 닮은 점이 너무 많다. 96∼97시즌 나란히 NBA에 발을 들여놓았고 선수생활 내내 마이클 조던 이후의 농구 황제 자리를 놓고 한치 양보 없는 각축을 벌여 왔다.

포지션도 슈팅가드로 같은 두 선수는 거의 언제나 맞대결을 펼쳤다. 아이버슨(1m83)에 비해 키가 큰 브라이언트(2m)가 주로 수비 위주의 플레이를 펼친 가운데 올 시즌 양 팀의 전적은 1승1패. 브라이언트가 아이버슨의 득점을 27점으로 묶었던 지난해 12월에는 LA가 96-85로 승리했지만 아이버슨에게 44점을 허용한 올 2월에는 112-97로 패했다.

올 챔프전에서도 ‘수비가 곧 승리’라는 필 잭슨 LA 감독의 지시에 따라 브라이언트는 아이버슨 마크맨으로 나섰지만 1차전에서는 완패했다. 챔프전을 앞두고 아이버슨과 키가 비슷한 팀 동료 타이론 루에를 상대로 아이버슨 대비 연습을 집중적으로 가졌던 브라이언트는 “나와 아이버슨의 차이는 높이뿐”이라며 “그가 솟구쳐 오른다면 나는 장벽을 더 높일 수 있다”는 말로 2차전 이후 경기에서의 자신감을 피력했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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