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처 IT업무조정안 '미봉책' 논란

  • 입력 2001년 6월 8일 18시 24분


정보기술(IT) 중복투자와 관련, 정부부처가 마련한 업무조정안이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산업자원부 정보통신부 문화관광부 등은 지난 한달간 실무협의를 벌인 데 이어 8일 재정경제부로부터 ‘부처간 IT관련 업무영역 조정 합의사항(안)’을 전달받아 최종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관련업계는 이 조정안이 “조직개편보다는 업무조정의 성격일 뿐이다” “향후 업무중복 재발을 방지할 장치가 없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견은 여전히〓중복, 간섭의 여지를 가장 많이 남긴 부문은 ‘포스트PC 사업’. 정통부와 산자부는 여전히 서로 주도권을 주장하고 있는 상태다. 재경부의 조정안에 대한 평가도 부처별로 엇갈린다. 정통부 관계자는 “94년 정부조직 개편 때 IT분야 총괄은 정통부가 맡기로 했으므로 이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산자부 관계자는 “정보통신기술의 업무영역을 무 자르듯 자르는 게 불가능하다”며 IT분야 업무 중복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문화부의 관계자는 “게임 업무 조정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주관 업무는 관계 법령의 주무부처인 문화부가 해야 맞다”는 주장을 폈다.

▽어떻게 조정했나〓중복 추진으로 예산낭비와 업무혼선의 지적을 받아온 16개 쟁점 중 15개 분야에 대한 조정이 ‘형식적’으로 마무리됐다. 조정작업을 중재한 재경부는 “기초기술은 정통부가, 응용산업은 산자부와 문화부 등 해당부처가 맡는 것이 큰 골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해외 IT 벤처지원센터’의 경우 산자부는 순수벤처를, 정통부는 IT 중심 벤처를 맡기로 했다. 산자부 국가표준(KS)과 정통부의 정보통신기술국가표준(KICS)의 경우 중복 부분을 국가 표준으로 통합하되 정통부에 규격 심의를 위한 위원 추천권을 주기로 했다.

▽문제점 없나〓그러나 조정안은 부처별 업무 구분에만 집착했다는 지적. 현장은 통합추세인데 정부 행정이 거꾸로 ‘나눠 담당하기’로 간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IT산업의 경우 종합조정기능이 절실하지만 자칫 부처 통폐합 문제로 확대될 우려가 있어 조정작업을 서둘렀다”고 말했다.

게임 분야의 경우 콘텐츠는 문화부, 아케이드 및 가정용 게임기는 산자부, 온라인 및 PC게임은 정통부로 주관부처가 나뉘어 같은 게임이라도 적용 영역에 따라 주무부처가 달라진다. 주문형반도체(ASIC) 산업도 산자부와 정통부가 중복이 안되도록 추진한다는 원론적인 합의에 그쳐 실무를 추진하는 데 불협화음이 예상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책상에서야 ‘교통정리’가 간단할지 몰라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정부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업체로서는 차라리 전담 부처가 하나만 있는 게 낫다”고 말했다.

<김태한기자>freewill@donga.com

부처간 IT중복 업무조정작업 현황
중복업무산자부정통부문화부비고
전자화폐 표준화통합포럼 구성 운영전자화폐분과위 산자부에 일임 합의
음성정보기술일반 산업응용기술대화형 정보교환기술 
주문형반도체(ASIC)중복 안되게 추진중복 안되게 추진 
전자상거래산자부 영역산자부 영역 인정 
응용프로그램서비스(ASP)사업육성전통산업 지원ASP사업 육성 
해외벤처지원중복 안되게 추진중복 안되게 추진  
소프트웨어품질인증산업기기용 평가산업기기용 범위 협의 
정보기술(IT)인력양성e비즈니스 인력IT전문인력 
IT표준화국제 표준의 국내 표준화는 KS체제로 일원화비 국제표준 및 통신 표준은 현행 KICS체제 유지 
ebXML 표준화프레임워크 개발솔루션 등 기술개발 
차세대 PC시스템 부품 표준화 추진정통부가 전담 조정중
e북, 온라인애니메이션 기반기술개발내용물 육성 및 대외행사 지원
디지털콘텐츠식별체계(DOI) 시스템 개발,국가별 등록에이전시 역할 수행문화분야의 부호할당 등록
디지털콘텐츠산업육성 디지털콘텐츠 산업 입법 담당데이터베이스 제작 투자
게임게임산업단지 조성 관리, 업소용 가정용 게임기 기술개발 및 인력양성온라인 PC용 게임기술 개발 및 인력양성게임콘텐츠, 국내외 행사 담당 창구
캐릭터캐릭터 상업화 주관 창작 라이선싱 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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