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중소업체직원과 서민 , 신금 대출상품 주목

  • 입력 2001년 6월 6일 18시 57분


정부가 신용불량정보를 삭제하고 은행들이 신용대출 규모를 확대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서민들이 은행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사채는 손쉽게 쓸 수 있지만 실질금리부담이 연 수백%를 넘는 등 뒷일을 감당하지 못해 파탄의 길로 접어들곤 한다.

따라서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운 서민과 중소기업체 직원들은 신용금고를 이용해볼 만하다. 금리는 은행보다 높지만 사채를 이용하는 것보다는 훨씬 유리하다. 다만 신용불량자로 등록된 사람은 대출을 받기 어렵다.

예금금리도 은행보다 높은 연간 6∼8%를 주고 예금자보호한도도 원리금기준 5000만원으로 돼 있어 수익성면에서도 결코 은행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소액신용대출에 주력〓은행들은 주로 직업과 연간소득에 따라 신용도를 구분하고 있어 중소기업체 직원이나 대학생 주부 개인사업자들은 신용점수가 낮게 나온다.

금고는 이처럼 은행에서 외면한 고객들을 상대로 소액신용대출에 주력하고 있다. 소위 신용의 ‘사각(死角)지대’에 있는 고객을 찾아다니는 것. 제출서류도 간단해 재직증명서 의료보험증 사업자등록증 신용카드 등만 내면 된다.

또 은행은 보통 건물 아파트 토지 등을 담보로 잡지만 금고는 전광판 주식 공모주 수산물 등도 담보로 인정하고 있다. 말 그대로 틈새시장을 노린 것. 금리는 보통 18∼24% 수준으로 높은 편이며 대출기간은 1년이다. 신용도가 높으면 14%에도 대출받을 수 있다.

신용금고연합회 김영섭 과장은 “금고의 전체 수신·여신금액중 일반개인이 60%를 차지하고 있다”며 “은행이 담당하지 못하는 서민금융업무는 주로 금고가 대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색 대출상품〓새한금고는 건물옥상에 세워진 전광판을 담보로 전광판 소유주에게 1억∼5억원을 대출해주고 매달 입금되는 광고료를 회수하고 있다. 광고를 내는 곳이 대부분 우량기업이 부실위험이 적다는 판단에서다.

삼화 진흥 한솔 프라임금고 등은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특히 동대문 남대문시장 상인)의 일시적 자금수요를 겨낭한 ‘일수대출’ 상품을 내놓았다. 직원이 직접 시장에 나가 주변상인들로부터 시장환경과 대출자의 신용도를 확인하기 때문에 신용위험이 낮다.

금고업계 관계자는 “남대문 동대문 상인들은 현금위주 장사를 하기 때문에 대출상환능력이 아주 뛰어나다”며 “연체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한마음금고(부산)는 지역특성을 살려 냉동창고에 보관중인 생선 건어물 등을 담보로 잡고 수산물 도매가의 60% 내외에서 연 13.5%에 대출해주고 있다.

동부금고는 그룹계열사인 동부증권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고객에게 공모주청약자금을 대출해주고 청약절차를 대행하고 있다. 공모주청약이 수익은 높지만 청약증거금을 내지 못해 주식을 배정받지 못하는 현실에 착안한 상품이다.

신한국금고(인천)는 대우자동차 부평공장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최고 300만원까지 보증없이 대출해준다.

▽중소기업 대출도 적극적〓금고는 규모가 작기 때문에 대기업대출은 하지 못한다. 따라서 중소기업이 필요한 운영자금과 소규모 설비개선 자금을 대출해주고 있다.

중소기업대출도 역시 은행문턱을 넘지 못한 곳이 주된 타깃. 한 기업이 금고에서 최고 80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상거래 등으로 유통되는 진성어음 및 융통어음을 금고가 할인매입하는 어음할인은 만기 6개월 이내에서 이뤄지고 있다.

또 중소기업이나 소규모 상공인들이 갖고 있는 외상매출채권도 할인매입한다. 대상은 건당 10억원 이상이며 6개월이내 지급기입이 돌아오는 채권으로 제한하고 있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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