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적은 돈 잠깐 쓸 땐 카드론이 편해요

  • 입력 2001년 6월 6일 18시 34분


<<살아가다 보면 갑자기 돈이 아쉬울 때가 있다.

가족이 병원에 입원했다든지, 이사 입학 등으로 월소득을 초과하는 지출이 불가피한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럴 때 가장 손쉽게 부족한 돈을 빌릴 수 있는 방법은 신용카드 회사들이 제공하는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상품을 이용하는 것. 금융기관의 ‘높은’ 문턱을 넘지 못해 고금리의 사채시장 문을 두드려야 했던 서민층에는 특히 유용하다.

최근 신용카드사들이 속속 현금서비스 수수료를 인하하고 있지만 은행권 대출에 비하면 여전히 금리 부담이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특히 신용도가 낮은 사람은 은행 대출금리에 12∼13%포인트 가량을 더한 고금리를 부담해야 한다. 따라서 아주 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일단 은행에서 대출을 받도록 노력하고 부족한 금액만큼만 신용카드 대출상품을 이용하는 편이 현명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경쟁력 있는 카드 대출상품〓카드사가 내세우는 강점은 편의성과 간편성. 가까운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찾을 수도 있고 전화 한 통화만 하면 자신의 계좌에 원하는 금액이 들어와 있다. 전화를 내려놓고 곧바로 입금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초스피드 서비스도 여러 곳에서 제공되고 있다.

무객장화를 추진하는 삼성카드는 지점 창구를 찾아오는 고객에게는 ‘절대로’ 돈을 빌려주지 않는 차별화된 정책을 사용하며 고객을 사이버공간이나 전화로 유도하고 있다. 편리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조치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

요즘에는 인터넷으로도 카드론을 신청할 수 있어 더욱 편리해졌다. 신용에 따른 대출가능액, 대출별 처리결과 및 월별 청구일정, 상환내용 등을 간단하게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조회할 수 있다. 99년 11월 세계 최초로 국내에 도입한 무선인터넷 대출도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무선인터넷으로 대출가능한 금액을 조회한 뒤 무선인터넷상으로 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이같은 카드사 상품의 편의성은 몇백만원만 대출받으려고 해도 직접 창구를 방문해 관련 서류를 작성하고 보증인을 내세우는 등의 절차가 필요한 은행권과는 확연하게 구분되는 경쟁력. 중앙부처의 한 사무관은 “100만원 정도의 소액이 필요할 때는 번거로운 은행보다는 현금서비스를 즐겨 이용하는 편”이라면서 “연리로는 20%가 넘지만 한달 쓰고 갚으면 수수료가 2만원이 채 안된다”고 말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대출은 최고 1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으며 상당수 회원들의 대출한도가 통상 500만원 이상”이라고 전했다.

무보증 무서류를 특징으로 한 소액대출 상품도 큰 인기. 이 상품은 기존 대출상품에 비해 서류 작성이 불필요하며 별도의 대출심사 없이 평소 이용실적과 상환능력 등을 고려해 자동적으로 개인별 대출한도가 미리 정해져 있어 신청과 동시에 대출이 이뤄진다.

▽카드대출 100% 활용하기〓카드대출 상품 이용에도 지혜가 필요하다.

현금서비스를 이용한 뒤 여윳돈이 생기면 다음 결제일까지 기다리지 말고 중도에 상환하면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 LG캐피탈 김병철 과장은 “고객서비스센터에 전화를 걸어 중도 상환 의사를 밝힌 뒤 일러주는 무통장입금 계좌에 송금하면 중도 상환이 가능하다”면서 “자동이체 방식을 선택한 고객은 중도상환 의사와 더불어 ‘(자신의) 계좌에서 돈을 인출해가라’고 말하면 회사에서 돈을 빼간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신용카드사들이 비판적인 여론을 의식해 현금서비스 수수료를 상당부분 인하했지만 신용도가 우수한 일부 회원만 혜택을 누린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15∼25%의 현금서비스 수수료 가운데 낮은 수준의 수수료는 사용실적 및 월소득이 많고 상환능력이 검증된 일부 계층에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러 카드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주(主)카드를 정해 한 장의 카드만 집중 사용하는 것이 나중에 카드대출 상품을 이용할 때 훨씬 유리하다.현금서비스를 이용할 때도 가급적 지하철에 설치된 현금인출기를 이용하지 않는 게 좋다. 600∼1000원의 건당 수수료를 추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 어쩔 수 없이 현금서비스를 이용할 때는 회사별로 수수료를 비교해보는 습관이 바람직하다. 일단 수수료 자체에 차이가 있는 데다 카드사마다 이용일수별로 이자율이 달라진다. LG캐피탈 삼성카드 등 전문계 카드사보다는 은행계 카드사의 수수료가 낮다.

결제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되면 리볼빙제도를 이용해볼 만하다. 5만원 이상의 현금서비스를 받고 결제일로부터 10일이 지나도록 갚지 못하면 카드사간에 교환되는 연체리스트에 올라가 상당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외환카드와 씨티은행이 강하게 밀고 있는 리볼빙카드는 결제대상금액 중 일부(보통 5∼10%)만 갚으면 정상적으로 카드 이용이 가능하다. 물론 남아 있는 미결제금액에 대한 이자를 부담해야 하지만 제때 갚지 못해 곤란을 겪는 일은 피할 수 있다. 국내 최초의 리볼빙 전용카드인 ‘외환EZ카드’의 경우 리볼빙 이자율은 일시불이 월 1.58%, 현금서비스가 월 1.75%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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