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잘 나가던 두산 '비틀비틀'

  • 입력 2001년 5월 25일 19시 20분


‘지금 두산 베어스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잘 나가던 두산이 비틀거리고 있다. 최근 13경기에서 4승9패. 23일엔 SK에 충격의 연속 경기 연패를 당한 뒤 24일에 또 0-7로 완패해 SK와의 3연전을 모조리 내줬다. 두산이 연속경기에서 모두 진 것은 98년8월24일 광주 해태전 이후 2년9개월만이다.

승수를 야금야금 까먹더니 1위에서 두 계단 하락해 24일 현재 22승1무19패로 해태와 함께 공동 3위로 내려앉았다.

곰들이 부쩍 힘이 떨어진 첫 번째 이유는 선수들의 잦은 부상. 공수에서 팀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는 주전 포수 홍성흔이 엉덩이뼈 부상으로 포수 마스크를 못쓰고 있고 정수근과 장원진은 경기에 나서곤 있지만 근육통 등 자잘한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우즈와 김동주도 허벅지 부상이 완쾌되지 않은 상태. 경기를 치를수록 부상자가 늘어나고 있어 코칭스태프를 고민에 빠뜨리고 있다.

마운드쪽도 불안하긴 마찬가지. 사실 두산은 방망이가 강한 팀이지 마운드로 이기는 팀이 아니다. 팀 평균 자책도 4.82로 8개 구단 가운데 6위.

시즌 초반엔 구자운을 축으로 한 선발진과 왼손 차명주를 중심으로 한 중간 계투진이 그나마 잘 버텨 방망이로 승부를 볼 수가 있었다. 김인식감독도 “투수들이 초반에 기대 이상으로 잘 던져준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동안은 김감독의 절묘한 투수진 운용으로 1위를 유지했지만 점점 기름이 바닥을 보이고 있는 상태. 사실 구자운-최용호-이혜천-이광우-최경훈으로 짜여진 선발진은 상대 타자를 압도할 투수들은 아니다. 최근 13경기동안 평균 실점이 5.69에 달하듯 게임당 4, 5점은 기본적으로 내주는 선발진이다.

가뜩이나 하향세인 팀 분위기에 또 한번 찬물을 끼얹은 것은 퇴출된 투수 파머와 중심 타자 니일의 폭행 사건. 이들은 22일 오전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술을 마시다 시비가 붙는 바람에 주먹다짐을 벌여 불구속 입건됐다. 이 과정에서 니일은 오른쪽 새끼손가락까지 골절돼 당장 합의가 된다 하더라도 최소 한 달가량은 출전이 불가능하다. 김감독은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내려갈 때도 있고 올라갈 때도 있다”며 아직은 조급해 하지 않는 눈치. 과연 두산이 ‘바닥을 친 뒤’ 올라갈 힘이 있을지….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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