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2년생들 활개 "징크스는 없다"

  • 입력 2001년 5월 8일 18시 42분


위에서부터 이승호, 조규수, 이용훈, 배영수, 채종범
위에서부터 이승호, 조규수, 이용훈, 배영수, 채종범
프로야구의 수많은 징크스 가운데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2년생 징크스’다. 겁 없던 신인 시절에는 펄펄 날다가도 입단 다음해만 되면 죽을 쑤는 현상. 역대 신인왕 중 1992년 조규제(SK·당시 쌍방울), 1995년 이동수(삼성), 1996년 박재홍(현대) 등이 이 징크스의 희생자가 됐다.

1986년 김건우(MBC), 1989년 박정현(태평양)과 1992년 염종석(롯데)은 사상 가장 뛰어난 신인왕 중 한 명으로 손꼽혔으나 이듬해 그런저런 성적을 남긴 뒤 이후 부상으로 팬들의 기억에서 잊혀지기도 했다.

2년생들이 고전하는 이유는 철저한 기록과 분석으로 투구폼과 방망이 버릇까지 빼놓지 않는 프로야구에서 상대팀의 견제가 쏟아지기 때문.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2000년 신인왕 이승호(SK)와 조규수(한화), 이용훈(삼성) 등 마운드 삼총사가 건재한 것을 비롯해 2년생들이 오히려 더 활개를 치고 있다.

올해 SK의 돌풍을 이끌고 있는 이승호는 선발로 전업하면서 지난해 전천후 출격했을 때보다 더 좋은 구위를 뽐내고 있다. 3승3패로 반타작 승부를 하긴 했지만 탈삼진 3위(39개)에 평균자책 8위(3.27)로 내용이 좋다. 조규수(3승3패)와 이용훈(2승)도 팀의 2, 3 선발로 제 몫을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

지난해 활약은 이들에 못 미쳤지만 올해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는 선수로는 투수 배영수(삼성)와 타자 채종범(SK)이 있다.

지난해 2패만 기록했던 배영수는 지난 겨울까지만 해도 1군 엔트리 진입이 목표였지만 어느새 팀의 에이스에 버금가는 성적을 올렸다. 4승무패에 평균자책 1.82로 다승과 평균자책 2위. 채종범은 4월 한달 내내 1위를 달렸던 타율이 0.386(3위)으로 주춤하긴 했지만 여전히 가공할 위력을 뽐내며 팀의 톱타자로서 공격첨병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현대의 중간계투 마일영 신철인 듀엣도 기록상으로는 두드러진 성적을 남기진 못했지만 최근 팀이 꼴찌에서 2위까지 올라오는데 이들의 활약이 없었다면 절대 불가능했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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