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중고차 처분... 경매시장 이용땐 '체증' 확 뚫려

  • 입력 2001년 5월 6일 18시 50분


“중고차 때문에 걱정이라고요? 자동차 경매장 한번 이용해 보세요.”

서울 성북동에 사는 강기구씨(40)는 최근 자신의 승용차(98년형 엑센트·4만 8000㎞ 운행)를 팔기 위해 서울시내 중고차 매매업체 5, 6곳을 알아봤다. 대략 370만∼390만원의 가격이 제시됐다.

그는 친지의 귀띔으로 자동차 경매장으로 눈을 돌렸다.

경매장에 전화로 출품신청을 하자 다음날 경매장측에서 집으로 찾아와 자신의 차를 ‘모셔’ 갔다.

며칠 후 경매가 열렸고 낙찰가격을 알아보니 437만원이었다. 중고차매매업체들이 제시한 최고가격보다도 47만원을 더 받은 셈. 출품료 수수료 탁송료 등 경매부대비용을 내고도 27만원이 남았다는 계산이다.

▽경매장 어떤 이점 있나〓중고차는 지난해에만 170만대 이상 거래됐다. 거래규모만으로는 이미 신차 시장을 추월했다.

최근 들어 입소문이 퍼지면서 중고차 경매장에 차를 내놓으려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는 것은 나름대로의 이점이 있기 때문.

지금까지 중고차를 처분하려는 고객들은 상대적으로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는 중고차 매매업자와 1 대 1로 협상을 하기 때문에 원하는 값을 모두 받을 수 없었다. 중고차 경매장의 경우는 다수의 중고차 업체가 차구입 경쟁에 나서기 때문에 높은 값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져 있다. 또 경매장을 이용할 경우 성능을 보증하는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고, 중고차를 구입한 고객에게는 일정기간 무상으로 수리까지 해준다.

자동차 경매장을 이용하는 방법은 경매장측에 차를 파는 것과 손수 경매절차에 차를 내놓는 방법이 있다.

최근 중고차시장 규모는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다. 작년 중고차시장에서 거래된 자동차는 172만대로 99년(144만대)보다 19%나 늘었다. 98년 이후부터 신차 거래대수를 뛰어넘었다.

▽현대도 차 경매장 운영〓그동안 한국자동차경매장, 서울자동차경매장 등 두 곳만 운영되던 자동차 경매장에 현대자동차 계열사인 오토에버닷컴이 뛰어들어 중고차 경매장은 3파전 양상이다.

이 가운데 올해 개장한 오토에버닷컴(경기 광주시 오포면 소재)은 국내 처음으로 실차·영상 경매방식을 택하고 있다.

직접 주행 모습을 보고 다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성능을 점검하는 시스템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오토에버닷컴 경매장의 이종문 소장은 “아무런 준비없이 경매장에 출품한 뒤 높은 희망가를 설정, 낙찰이 안돼 출품료와 탁송료 등 비용만 날리는 안타까운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며 “고객들이 원하는 가격에 중고차를 처분하기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출품 전 차량점검은 필수〓이 소장은 제값받고 중고차를 처분하는 비법이 있다고 귀띔한다. 우선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은 법. 낙찰을 위해서는 출품차를 좋은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 그래서 차를 경매장에 출품하기 직전 외관과 부품정비도 해야 된다는 얘기다. 이 같은 차량은 시장에서도 빨리 팔려 매매업체들의 자금회전을 좋게 하기 때문에 낙찰가도 당연히 올라가게 된다.

이 소장은 “차를 내놓을 때 성의 없이 내놓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라며 약간의 관심이 큰 차이를 낳는다고 강조했다.

비인기차종인데다 차 상태도 불량하면 낙찰희망가를 낮게 설정해도 유찰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 차 경매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말이다.

현재 비교적 인기 있는 중고차는 현대의 쏘나타시리즈와 아반떼, 대우 마티즈 등이라는 것. 또 차를 경매장에 일찍 출품하는 것도 가능성을 높이는 일이다. 인터넷을 통해 출품차 정보가 공개되기 때문에 매매업자들이 미리 차량을 선택할 시간적 여유가 그만큼 많기 때문.

<김동원기자>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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