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코스닥 “이젠 액면병합”…분할보다 주가관리 쉬워

  • 입력 2001년 4월 24일 18시 43분


벤처기업들이 몰려있는 코스닥시장에 ‘액면병합’ 바람이 불고 있다.

액면병합은 액면가액을 일정한 분할비율로 나눠 주식수를 증가시키는 액면분할과는 반대로 여러 개의 주식을 1주로 합해 액면가를 높이는 조치. 예를 들어 액면가 500원짜리인 주식을 1000원으로 병합하면 주주가 갖고 있는 2개 주식은 1개가 된다.

24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지난해의 경우 액면병합을 실시한 기업수가 6개사에 불과한 반면 액면분할은 92개사로 액면분할이 절대적인 우위를 지켰다.

그러나 올들어서는 상황이 크게 달라지는 양상이다. 구주권 제출마감일을 기준해 이달말까지 12개사가 주식수를 줄이는 액면병합을 선택한 것. 벌써 지난해의 두배 수준까지 늘어났다. 지난해 대세였던 액면분할은 올들어 17개사에 그쳤을 뿐이다.

이같은 액면병합 바람은 주가관리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코스닥증권시장 도양근 팀장은 “장이 그런대로 괜찮았던 재작년과 작년 가을까지만 해도 액면분할을 한다고 공시하면 상한가를 칠 정도로 액면분할이 유행했으나 장이 시들해지면서 그 효과가 크게 떨어졌다”면서 “주가관리를 위해 액면병합을 택하는 기업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액면병합은 또한 단타를 치는 투기적인 ‘데이트레이더(일일거래자)’의 표적에서 벗어나려는 수단으로도 사용된다는 게 증시전문가의 분석. 주가가 너무 싸면 고가주보다는 저가주를 선호하는 데이트레이더가 집중 매수했다가 곧바로 팔아버리기 때문에 주가가 제대로 상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현대증권 이헌협 종합조사팀장(금융자산관리사)은 “이론적으로는 고가주나 저가주나 거래수수료가 동일하지만 저가주의 수수료가 작아보이는 현혹 효과로 인해 저가주가 데이트레이더의 주된 표적이 된다”고 설명했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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