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세리, 강해졌다…‘돌부처’ 처럼 위기서도 평상심

  • 입력 2001년 4월 22일 18시 35분


박세리의 호쾌한 드라이버 샷
박세리의 호쾌한 드라이버 샷
‘더욱 강해진 정신력과 놀라운 침착성.’

박세리(24·아스트라)가 ‘뒷심’을 발휘하고 있는 원동력이다.

박세리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단 1승도 못 올린 지난해와 올해의 달라진 점을 강인해진 정신력 때문이라고 말했었다. 무관의 설움 속에서 재도약을 충실히 준비하면서 인내심도 길렀다는 얘기였다.

▼관련기사▼
-박세리 일문일답

22일 캘리포니아주 링컨의 트웰브브리지GC(파72)에서 열린 미국LPGA투어 롱스 드럭스 챌린지(총상금 80만달러) 2라운드.

20일 1라운드에서 단독선두에 나섰던 박세리는 21일 경기가 폭우로 취소되는 바람에 상승세가 다소 꺾인 탓인지 전반 다소 흔들렸다. 스파이크의 쇠징이 빠져 소프트 스파이크로 바꿨으나 크기가 달라 애를 먹었고 스탠스가 불편해 마음먹은 대로 샷을 구사할 수 없었다. 게다가 같은 조에서 라운드한 미셸 레드먼과 파멜라 케리건(이상 미국)은 미국LPGA투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느림보들’. 이들이 지연 플레이로 경고까지 받는 통에 박세리는 자기 리듬을 제대로 유지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산전수전 다 겪으며 참고 이겨내는 법을 터득한 박세리는 차분한 플레이로 제 페이스를 되찾았다. 후반 15번홀부터 3연속 줄버디를 기록하면서 1언더파 71타를 쳐 중간합계 7언더파 137타로 단독선두를 지키며 2위 레드먼을 1타차로 따돌렸다.

1번홀과 4번홀 보기로 선두 자리를 내준 박세리는 10개홀에서 지루한 파행진을 벌였다. 퍼팅이 3차례나 홀컵을 돌아 나오는 불운으로 아까운 기회를 놓치면서도 평상심을 잃지 않았던 박세리의 저력은 15번홀(파3)에서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6번 아이언으로 한 티샷을 홀컵 2m에 붙여 첫 버디를 낚은 것. 16번홀(파5)에서는 9번 아이언으로 세컨드샷을 날려 2m버디를 성공시킨 데 이어 17번홀(파5)에선 서드샷을 홀컵 1m에 떨어뜨리는 이글성 버디로 기세를 올렸다.

1라운드에서 92.9%(13/14)의 페어웨이 적중률을 보인 박세리는 2라운드에서도 3번홀을 제외한 14개 홀 가운데 13개에서 페어웨이에 정확하게 티샷을 떨어뜨렸다. 그러나 그린 공략에서 첫날 같은 정교함에 못 미쳤고 퍼팅이 번번이 홀컵을 비켜가 고전했다.

악천후로 21일 경기를 못 치른 이번 대회는 당초 72홀 스트로크플레이에서 54홀로 줄여 벌어진다. 박세리는 마지막 라운드를 선두로 시작한 7개 대회에서 6차례나 우승했었다.

한편 김미현(%016)은 이날 3언더파 69타로 중간합계 2언더파 142타를 기록, 1라운드 공동 32위에서 공동 6위로 껑충 뛰었다.

사상 첫 5연속 우승을 노리는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이븐파로 타수를 줄이지 못해 중간합계 1오버파 145타로 공동 18위에 머물러 대기록 달성은 힘들 전망.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