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LG 1회말 11점 '봇물' 4연승

  • 입력 2001년 4월 20일 22시 54분


LG의 ‘늦바람’이 무섭기만 하다.

지난주까지 6연패를 기록하며 1승 9패로 최하위에 떨어져 있던 LG가 김성근 2군 감독을 1군 수석코치로 올리는 등 ‘충격요법’을 쓴 뒤부터 4연승을 올렸다.

부산 롯데와의 3연전을 ‘싹쓸이’한 뒤 서울로 돌아온 LG는 20일 잠실경기에서 17안타로 해태 마운드를 초토화시키며 17―4로 대승을 거뒀다. 1회에만 무려 11득점. 역대 한 이닝 최다득점(13점)에는 못 미쳤지만 올시즌 한 이닝 최다득점이다.

▼20일 경기상보▼
-S K 4-1 삼성(대구)
-두산 6-2 한화(대전)
-현대 6-1 롯데(사직)
-L G 17-4 해태(잠실)

LG는 선두 유지현이 우중월 3루타를 터뜨린 것을 신호탄으로 봇물 터지듯 안타를 쏟아냈다. 1회에 나온 타자가 무려 15명이고 안타가 7개. 이 와중에 해태 선발 오철민은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아내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쫓겨났다. LG 홍현우는 1회 우중월 2루타와 5회 득점으로 개인 2000루타(통산 6번째)와 700득점(통산 4번째)을 달성했다.

김성근 수석코치가 1군에 합류한 이후 확실히 LG는 달라진 모습. 집중력도 높아졌고 선수들의 근성도 살아났다. 롯데와의 3연전은 모두 역전승이었다는 게 이를 증명하는 증거.

게다가 마운드 운용의 총책임을 맡은 김코치의 지휘아래 투수들의 역할분담이 효과적으로 이뤄졌다.

김코치는 그동안 부담이 컸던 고졸 마무리 이동현 대신 김민기를 마무리로 돌린 뒤 선발진을 제외한 나머지 투수들에겐 ‘불펜 총동원령’을 내리고 매경기 상황마다 적절히 투수들을 교체했다.

아울러 타선에선 톱타자였던 이병규를 3번으로 돌리고 유지현과 김재현을 1, 2번으로 고정시켜 막혔던 공격의 물꼬를 텄다.

물론 한 팀에 실질적으로 ‘감독이 두 명’인 것은 언젠가 한번은 불거질 문제점. 공교롭게도 김코치가 부임하자마자 4연승을 거둔 사실을 두고 이광은 감독의 심기가 그렇게 편할 리 없다.

아직까진 이감독과 김코치 두 사람사이에 ‘공조체제’가 잘 이뤄지고 있지만 이 ‘밀월관계’가 연승이 끝난 뒤에도 지속될지는 의문이다.

한화와 함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SK는 대구 원정에서 1위 삼성에 4―1로 이겼고 부산에서 현대는 선발 전준호의 8이닝 3안타 1실점 호투를 앞세워 6―1로 승리, 롯데를 4연패로 밀어넣었다.

<부산〓장환수·김상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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