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數의 힘 보여주마"…3당대표 정책연합 회동

  • 입력 2001년 4월 16일 18시 45분


16일 김종필(金鍾泌) 자민련 명예총재 초청 3당 대표회동에서 채택된 6개항의 공동발표문은 민주 자민련 민국당이 연대해 꾸려나갈 향후 국정운영의 기본틀이라고 할 수 있다.

이날 발표된 정책연합의 핵심은 역시 국회 공조와 선거 공조. 3당 관계자들은 벌써부터 “(과반인) 137석의 힘을 바탕으로 정국운영을 주도할 것”이라며 “(야당의) 소모성 정치공세는 단호히 배척하고 의회주의 원칙에 따를 것”을 공언하고 있다. 이들이 말하는 의회주의 원칙은 무엇보다도 다수결 원칙을 의미한다.

다만 선거 공조에 관해서는 미묘한 시각차가 엿보였다. 회동 직후 “대선까지의 공조를 의미하느냐”라는 질문이 나오자 자민련의 변웅전(邊雄田) 대변인은 “지금으로서는 모든 선거를 의미한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민국당 김철(金哲) 대변인은 즉각 “아직 대선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있는 만큼 거기까지 상정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제동을 걸었다. 김 대변인은 이어 “대선은 앞으로도 여러 가지 변수가 있기 때문에 지금 ‘대선까지의 공조’라고 확정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민국당 김윤환(金潤煥) 대표가 이날 공동발표문 채택과 동시에 개헌론을 제기하고 나선 것도 그의 독자적인 대선 구상과 관련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김 대표는 또 18일 당 주최 ‘권력구조 개편 토론회’에 참석해 대통령 4년 중임제와 정 부통령제로의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한편으로는 3당간에 개헌론 이슈화와 관련한 암묵적인 ‘역할 분담’이 이뤄졌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공동선언문 채택을 주장했던 김윤환 대표는 이날 회동 직후 “합의 내용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당이 ‘고사(枯死) 위기’에서 벗어나 활로를 찾았을 뿐만 아니라 차기 대선 국면에서 자신의 역할을 확보한 데 대한 만족인 것으로 보인다.

3당이 이날 정책연합의 기본틀을 마련하기는 했으나 3당 연합의 강도가 민주 자민련간의 DJP공조와 같을 수는 없다. 또한 절반에서 1석이 넘는 137석만으로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해나갈 수 있을 것인지 아직은 의문이다.

<김창혁기자>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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