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WSJ "한국 정부와 반대로 투자하라"

  • 입력 2001년 4월 16일 18시 36분


“아시아에선 정부와 반대로 투자하면 돈을 벌 수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16일자에서 “아시아 증시를 도박판에 비유하자면 모자라는 도박꾼(a sucker·정부)이 두둑한 판돈(연기금 등)으로 수준 이하의 패(bad hands·부실기업)에 돈을 거는 것과 같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다음은 싱가포르에 있는 에버딘 자산운용사의 휴 영 이사 등을 인용해 작성한 기사의 요지.

‘한국정부가 부채에 허덕이는 현대그룹을 지원하는 것은 동아시아 정부가 엉뚱하게 투자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 정부는 올 초부터 연기금을 동원해 주식투자에 나섰고, 최근 3조원을 추가로 투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처분할 시점일 수 있다. 한국 등 동아시아 정부가 주가 부양을 위해 지나치게 시가총액이 큰 기업에만 투자하는 점도 잘 활용하면 한몫을 챙길 수 있다. 현대계열사의 주식을 팔고 정부가 관심을 두지 않는 작지만 알찬 회사의 주식을 사라. 한국에선 위성방송용 셋톱박스를 만드는 휴맥스가 좋은 투자대상이다. 물론 정부와 반대로 투자한다고 해서 언제나 당장 이익을 보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워낙 큰돈을 투자하는 데다 소형 우량주를 사더라도 시장이 제대로 평가하는 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월스트리트의 보도에 대해 증권전문가들은 “총론으로는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 개별적인 사안은 사실과 다른 점이 있다”고 반응했다.

LG투자증권 김주형 상무는 “연기금이 대형주 혹은 현대관련 주식을 사들였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잘라 말했다. A증권 펀드매니저는 “정부의 회사채신속인수제를 놓고 ‘현대 살리기〓현대 주식 사들이기’로 외국인투자자가 잘못 이해한 것이 아닌가 본다”고 말했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