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현대건설 금융부담 하청업체에 떠넘겨

  • 입력 2001년 4월 16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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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은 지난해 하청업체에 자금부담을 떠넘겨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을 일부 갚고 회사 운영자금으로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현대건설 채권단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매입채무와 미지급금 및 선수금 등은 지난해 말 현재 2조9349억원으로 99년 말(1조2015억원)보다 1조7334억원(144.3%)이나 늘어났다.

부문별로는 △매입채무가 7203억원에서 1조67억원으로 39.3% 늘어났으며 △부동산이나 유가증권을 산 뒤 대금을 아직 주지 않은 미지급금은 2586억원에서 6611억원으로 155.6%나 증가했다. 특히 계약금이나 중도금 등 건물이 완공되기 전에 받은 선수금은 1조2671억원으로 1년 동안 5.7배(1조445억원)나 급증했다.

이에 따라 만기가 1년 미만인 유동부채는 4조518억원에서 6조8295억원으로 2조7777억원(68.6%)이나 늘어났다. 반면 1년 이상의 고정부채는 2조9073억원에서 1조2854억원으로 1조6219억원(55.8%)이나 줄어들어 대조를 이뤘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하청업체에 주는 어음만기를 1개월짜리는 3개월, 3개월짜리는 5∼6개월로 연장하는 방식으로 자금부담을 떠넘겼다”며 “채권단이 자구노력이 미흡하다며 신규자금을 지원하지 않자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을 일부 갚으면서 그 부담은 그대로 하청업체로 전가됐다”고 설명했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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