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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4월 9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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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의 메이저 4연승을 둘러싼 설전이 뜨겁다. 과연 그랜드슬램으로 인정할 수 있느냐를 두고 골프계의 입방아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
전통을 중시하는 아널드 파머(71)와 잭 니클로스(60) 등 원로그룹은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라고 잘라 말한다. 한 해에 4개 대회를 모두 우승한 경우에만 그랜드슬램이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 파머는 “한마디로 웃기는 일”이라고 말한다. 골프 역사에서는 바비 존스가 1930년 당시 4대 이벤트였던 US오픈과 US아마추어, 브리티시오픈과 브리티시아마추어를 동시 석권하며 이 조건을 충족했으나 현재 개념과는 거리가 먼 게 사실.
이처럼 폄훼하려는 분위기에 맞서 대단한 금자탑으로 치켜세우는 목소리도 높다.
반면 마스터스에서 공동 4위에 오른 마크 캘커베키아는 “역사가마다 달리 볼 수 있겠지만 그랜드슬램으로 충분히 부를 만하다”고 칭찬했다. 우즈의 스윙 코치인 부치 하먼 역시 “우리가 전에 볼 수 없었던 대단한 업적”이라고 박수를 쳤다.
도마 위에 오른 우즈의 생각은 정작 어떨까. 그랜드슬램이냐는 주위의 질문에 우즈는 “내가 그 문제에 대해 대답할 처지가 아니다”라면서 “아마 골프에서 최고 순간 가운데 하나인 것만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어쨌든 20대 중반의 나이로 지난해 US오픈 우승 이후 294일 만에 자신의 4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동시에 따낸 우즈는 누가 뭐라든 정말 대단하다는 평가. 마스터스 1라운드에서 단독선두에 나선 크리스 디마르코는 “우즈가 올해 남아 있는 3개 메이저 대회에서 계속 우승을 해 세인들의 입을 막아버릴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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