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인터넷 방송 'real6mm.com' "이건 실제상황 입니다"

  • 입력 2001년 4월 8일 18시 47분


커브길에서 뒤집힌 차에 갇혀 있는 운전자. 지하철역에서 자살한 여성의 시체 수습장면. 소방관들은 화염 속으로 뛰어들고….

국내 최초로 사건 사고 현장의 충격적 영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인터넷 방송이 문을 열었다. 1일 개국한 리얼6mm(www.real6mm.com)가 주인공. 이 방송국에선 PD 3명이 경찰, 소방관의 뒤를 따라 현장에서 생생한 화면을 방영한다. 전에도 각본 없이 사건을 그대로 보여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많았지만 이벤트성이 아닌 상시방송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미 외국에서는 몇 년 전부터 인터넷을 이용한 리얼리티 방송이 꾸준히 생겨났다. 미국에서는 리얼6mm가 벤치마킹한 ‘캅스닷컴(www.cops.com)’과 유치장 내부를 생중계하는 ‘크라임닷컴(www.crime.com)’이 인기리에 방영중이다.

리얼리티 방송의 인기에 대해 리얼6mm 김기중 실장은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소재에 1차적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즉 호기심을 채워주는 것이 리얼리티 방송의 가장 큰 인기요소라는 말이다.

리얼리티 방송은 공중파 방송과 차별화된 소재 이외에도 엄청난 기동성과 저인망식 취재가 장점이다. 인터넷 기술의 발달로 가정용 비디오카메라와 PC만 있으면 누구나 방송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99년 일본 도카이무라(東海村)에서 발생한 원전 사고도 TV카메라가 진입하기 전 원전 직원에 의해 인터넷으로 먼저 중계됐다. 김실장은 “경찰과 소방관의 업무에 대한 일반인의 이해를 돕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방송은 “남의 생활을 엿보고 싶어하는 관음증의 표현일 뿐”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다. 특히 자극적인 소재를 여과없이 방영하는 것은 ‘일정선’에서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일부 리얼리티 방송은 여성의 침실을 웹카메라로 24시간 중계하고 회비를 받는 등 성인 사이트에서 많이 사용된다. 미국에서는 인터넷으로 사형수의 최후 장면을 중계하려는 인터넷 업체와 이를 허가하지 않겠다는 교도소측 사이에 논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리얼6mm 사이트에도 ‘윤락가 여성이나 몰래카메라에 대해 다뤄달라’는 시청자 요청이 올라와 있다.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박천일 교수는 “정부가 인터넷 방송에 대해서는 다른 매체에 비해 규제를 느슨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며 “특별한 규제장치가 없는 인터넷 방송은 시청자를 모으기 위해 자극의 수위를 높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교수는 “문화의 다원화란 차원에선 의미가 있겠지만 유해정보가 확산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실장은 “외국 사례를 거울로 삼아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장면은 배제하고 있다”며 “부적절한 취재 요청에 대해선 거부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고 답했다.

<문권모기자>afric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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