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왕즈즈 NBA 데뷔 "미래 밝다"

  • 입력 2001년 4월 6일 16시 18분


'맘 놓고 해' 왕즈즈가 4쿼터  경기에 투입되기전 돈 넬슨감독으로부터 지시를 듣고 있다.
'맘 놓고 해' 왕즈즈가 4쿼터 경기에 투입되기전 돈 넬슨감독으로부터 지시를 듣고 있다.
'좀더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 하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

중국의 농구스타 왕즈즈(24·216㎝)가 아시아 선수 최초로 미국프로농구(NBA) 무대에 공식 데뷔했다.

댈러스 메버릭스의 왕즈즈는 6일(이하 한국시간) 홈구장 리유니온 아레나에서 벌어진 NBA 정규리그 애틀랜타 호크스전에 벤치멤버로 8분간 출장해 6점, 3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역사적인 데뷔를 성공리에 마쳤다.

지난 4일 팀에 합류한 왕즈즈는 2쿼터 26초를 남기고 홈팬들의 기립박수와 환호 속에 등장했다. 하지만 아직 적응이 덜 된 듯 마이클 핀리의 패스를 받아 시도한 첫번째 골 밑 슛을 애틀랜타의 센터 나츠 모하메드에게 블로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조금 긴장했었다."는 왕즈즈는 부모님을 비롯 3억명이 넘는 중국인들이 텔레비전을 통해 자신의 데뷔전을 지켜보고 있어 "가능하면 빨리 첫 골을 넣고 싶었고 그런 욕심때문에 턴오버를 저지른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나 왕즈즈는 4쿼터 종료 7분40초 전 다시 투입돼 연속 2개의 수비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NBA 공식 기록에 첫 발을 내디딘뒤 1분여 만에 첫 필드골을 성공켰다. 왕즈즈의 역사적인 첫골은 포인트 가드 하워드 아이슬리와의 픽 앤 롤(pick-and-roll)로 만들어졌다. 3점슛 라인 바로 앞쪽에서 아이슬리의 패스를 받은 왕즈즈는 종료 6분 6초전 정면에서 부드러운 왼손 점프슛을 던져 그물을 갈랐다. 이어 파울로 얻은 자유투 2개와 골 밑슛을 잇달아 넣으며 NBA에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왕즈즈는 이날 5개의 야투를 시도해 그중 2개를 성공 시켰고 자유투는 2개 모두 깨끗하게 림을 통과 시켰다.

왕즈즈는 경기가 끝난 후 "득점에 성공해서 너무 기쁘다. (오늘 경기에서 득점한 것이) 앞으로 더 많은 득점을 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만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왕즈즈는 무난한 데뷔전에도 불구하고 '언어의 장벽'을 하루빨리 넘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영어실력이 형편없는 것으로 알려진 왕즈즈는 2쿼터 종료 5분 55초전 주완 하워드에게 출전을 준비하라는 돈 넬슨 감독의 말을 자신에게 지시한 것으로 잘못 알아들어 체육복을 벗고 출전준비를 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감독이 "주완(Juwan)"이라고 한 말을 "왕(Wong)"으로 착가했던 것.

이날 경기장에는 왕즈즈의 플레이를 보기위해 많은 중국인들이 몰려들었다. 중국관중들은 '너의 친구가 여기있다', '중국의 자랑'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열띤 성원을 보냈다. 또 가슴에 왕(wang)의 영문 이니셜을 한자씩 써넣은 4명의 어린이들은 2쿼터가 시작될 때 "왕즈즈를 내보내라"고 합창하며 '걸어다니는 만리장성'을 조금이라도 빨리 보고싶어 안달을 했다.

한편 전날 11년만에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은 댈러스는 이날 경기에서 주완 하워드와 덕 노비츠키가 38점을 합작해 애틀랜타에 108-94로 승리했다. 3연승의 상승세를 탄 댈러스는 유타 재즈와 함께 서부 컨퍼런스 공동 4위(49승26패)로 올라섰다.

왕즈즈는 플레이오프에는 출전할 수 없게 돼 있지만 돈 넬슨 감독은 남은 정규시즌 경기에서 그를 계속 기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NBA 최고 승률팀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팀 던컨(36점·13리바운드)의 연일 계속되는 활약에 힘입어 덴버 너기츠를 101-80으로 대파하고 2연승을 거둬 53승22패의 고공 비행을 이어갔다.

코비 브라이언트가 빠진 LA레이커스 역시 샤킬 오닐(39점·10리바운드)의 독보적인 활약으로 약체 시카고 불스를 100-88로 따돌리고 2연승을 달렸다.

한편 서부컨퍼런스 3위 유타 재즈는 2위 새크라멘토 킹스에 86-92로 패해 두 팀사이의 승차가 1.5게임으로 벌어졌다.

박해식/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6일 전적

뉴욕 93-80 워싱턴

새크라멘토 92-86 유타

LA레이커스 100-88 시카고

댈러스 108-94 애틀랜타

휴스턴 91-88 시애틀

샌안토니오 101-80 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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