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 관광 유람선 사업 "좌초"

  • 입력 2001년 3월 29일 23시 22분


부산 관광정책의 한 축인 크루즈 산업이 전용부두 등 인프라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좌초위기에 처했다.

부산항 취항 주(主)선사인 말레이시아 스타크루즈사는 지난해 11월 취항한 최고급 유람선인 슈퍼스타 에리스호(3만7000t)의 부산 기항을 다음달 3일부터 중단한다고 29일 밝혔다.

스타크루즈사는 에리스호의 부산∼제주∼일본 후쿠오카(福岡)∼나가사키(長崎) 노선을 폐지하고 당초 운항노선인 태국∼캄보디아∼베트남 노선으로 되돌릴 계획이다.

스타크루즈사는 대신 부산∼일본 고베(神戶)∼ 벳푸(別府) 등을 운항하는 슈퍼스타 토러스호(2만5000t)의 노선을 부산∼후쿠오카∼가고시마(鹿兒島)노선으로 변경하고 운항 횟수를 주 2회에서 3회로 늘릴 방침이다.

에리스호의 한일노선 폐지는 이용승객이 적어 경제성이 떨어지는데다 크루즈선 전용부두가 마련되지 않아 기상악화에 따른 결항이 잦았기 때문.

정원이 700명인 에리스호는 지난해 11월 부산 다대항에 첫 기항한 뒤 지난달말까지 35회를 운항했으나 이용 승객은 1만2600여명으로 1회당 평균 360여명이 탑승하는데 그쳤다.

또 현재 크루즈선이 임시터미널로 사용하고 있는 다대항의 경우 날씨가 조금이라도 나쁘면 크루즈선이 접안을 하지 못해 공해상에서 대기해야 하는 실정.

여기에다 선석(船席)이 비좁아 금강산 관광유람선인 풍악호와 입항일이 겹칠 경우 먼저 들어온 선박을 다른 곳으로 빼돌려야 겨우 접안할 수 있는 형편이다. 승객을 위한 편의시설이나 관광안내시설 등도 거의 없다.

부산시와 부산해양수산청은 지난해 3월 토러스호가 부산 다대항에 첫 기항했을 때부터 크루즈선 전용부두 건설계획을 추진해 왔으나 아직까지 입지조차 선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불구 시와 해양수산청은 크루즈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2004년까지 부산항을 중심으로 동북아 4개국을 연계한 상품을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어 해양관광산업의 육성 정책이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부산〓조용휘기자>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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