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삼성 이재용씨, 인터넷사업 손뗀다

  • 입력 2001년 3월 27일 18시 44분


삼성 이건희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보(33)가 자신이 가진 e삼성 등 인터넷 지주회사의 주식을 이달 중 삼성 계열사에 넘기는 방식으로 인터넷 사업에서 손을 뗀다.

삼성은 재용씨가 독자적으로 펼쳐온 e비즈니스 사업을 삼성SDS와 유니텔 중심으로 재편성하고 인터넷 분야에 대한 사업 구조조정을 병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삼성에 따르면 재용씨는 자신이 최대 주주로 있는 인터넷 지주회사 e삼성과 e삼성인터내셔널, 가치네트, 시큐아이닷컴의 지분을 삼성 계열사 등에 전량 매각키로 했다.

재용씨는 △e삼성 보유주식 240만주(75%·삼성관계인 지분 포함)를 제일기획에 △e삼성인터내셔널 480만주(60%)를 삼성SDS 삼성SDI 삼성전기에 △가치네트 240만주(57.2%)를 삼성카드 삼성캐피탈 삼성증권 등 금융계열 3사와 외부 금융기관에 매각한다. 시큐아이닷컴 보유주식 50만주(45.5%)는 전량 에스원으로 넘어간다.

재용씨는 이들 4개 지주회사를 통해 다른 인터넷 기업들을 지배해 왔기 때문에 이번 조치로 그의 인터넷 관련기업 지분은 표면적으로 모두 정리되는 셈이다.

삼성측은 “재용씨 산하의 인터넷 업체와 기존 계열사간의 업무영역이 겹치는 것을 해소하고 재용씨가 대주주로 남아있을 경우 제기될 부당내부거래 의혹도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며“앞으로 삼성의 e비즈니스는 SDS와 유니텔이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SDS는 올해 초 정보통신(IT) 전문기업으로 특화하는 계획을 밝힌 데 이어 기업간(B2B) 전자상거래 분야의 12개 사이트를 통합하고 B2B 솔루션 시장에 진출할 채비를 갖췄고 유니텔도 의료 IT법인 설립에 나섰다.

재용씨와 삼성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 등 관계인들은 매각 대금으로 초기 투자액(505억원)을 약간 웃도는 511억원을 받는다.

한편 재계와 벤처업계 일각에서는 재용씨가 그룹 차원의 유무형의 지원을 받고도 인터넷 사업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데다 최근 닷컴기업의 몰락 등으로 사업 전망이 나빠지자 서둘러 발을 뺀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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