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증시 포커스]삼성전자, 조정시 매수냐 차익실현이냐

  • 입력 2001년 3월 27일 08시 16분


'조정시 매수냐 아니면 차익실현이냐.'

삼성전자가 5일연속 상승했다. 반도체 가격반등과 미국 반도체주식의 상승에 힘입어 국내증시를 주도하고 있다. 19만 1000원(19일)이던 주가가 5일만에 21만 7000원으로 13%이상 상승했다. 외국인 지분율도 사상최대치인 57.27%(26일기준)를 기록중이다.

그러면 삼성전자는 바닥권을 확인하고 상승세를 이어갈 것인가.

현재 증시에선 삼성전자의 투자전략을 놓고 의견이 양분된 상태다. 추가매수를 주장하는 입장과 차익실현에 무게중심을 두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 있다.

최근 반도체 가격의 반등을 근거로 삼성전자의 투자등급과 목표가격을 한단계 올리는 증권사들이 많아졌다. 대표주자가 현대증권.

현대증권은 27일 삼성전자의 투자등급을 기존 매수에서 강력매수(Strong Buy)로 상향조정했다. 무엇보다 반도체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빨리 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우동제 현대증권 반도체 애널리스트는 "국제 반도체 가격이 3/4분기 본격적인 수요회복을 앞두고 선취매가 발생하고 있다"며 "반도체경기와 가격반등이 당초 예상(3/4분기)보다 빠른 2/4분기중에 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진으로 일본 NEC사의 히로시마 생산라인이 한달정도 가동이 중단되고 반도체딜러 PC하청생산업체들의 재고감소 등으로 반도체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우 애널리스트는 전망한다.

실제로 최근 아시아 현물시장에서 128Mb DRAM (싱크로노스 PC133)은 4.40달러∼5.00달러 수준으로 반등했다.

57.27%(26일기준)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외국인 지분율도 높아질 수 있다고 긍정적인 견해를 내놓는다. 그는 무엇보다 기존 최고치(2000년 7월 13일, 57.19%)때와는 달리 반도체 경기가 본격회복을 앞두고 있어 외국인들의 추가 매수가 가능하다고 전망한다.

이같은 판단에 따라 2/4분기 도달할 적정주가를 30만원∼35만대로 제시했다. 2월중순 매수로 상향조정하면서 제시했던 27만원에서 한단계 상향조정됐다.

LG투자증권도 27일 삼성전자에 대해 단기 박스권 가격을 한단계 높였다..

기존 18만원~22만원 수준에서 22만원~24만40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무엇보다 최고 7~8주(2월중)에 달하던 DRAM업체들의 싱크로너스 DRAM (Syn) 재고가 5∼6주로 줄어들었다. DRAM현물 가격도 일본 업체들의 결산이 마무리되는 3월말이후에는 다소 안정을 찾는다. DRAM가격의 추가하락으로 감산이 불가피하더라도 삼성전자는 낮은 원가구조와 다양한 제품생산으로 반사이익이 크다. 미국 반도체 종목들에 대한 경기 저점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밖에도 미래에셋증권도 지난 23일 삼성전자의 목표가격을 22만원에서 25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투자등급도 시장평균에서 매수로 한단계 올렸다.

외국계증권사중 J.P 모건증권이 반도체업체와 반도체장비업체의 대해 비중을 확대하라고 26일 밝혔다. 전세계 반도체 수요의 50%이상을 차지하는 PC업계의 재고조정이 마무리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PC업체가 신규생산을 늘리면서 반도체를 신규구매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성인 동원경제연구소 반도체 애널리스트는 "2/4분기 반도체 가격상향 안정을 전제로 삼성전자의 매수를 주장해 왔다"며 "전일 미국 반도체 주식의 하락과 5일 연속 상승에 따른 차익매물 출회로 조정을 보이면 저가매수의 기회로 삼아라"고 강조한다.

반면 이들과 달리 저가매수보다는 차익실현의 기회로 활용하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은 26일 삼성전자가 목표가격(21만원)을 상회했다며 차익을 실현하라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DRAM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기 힘들다고 본다. 이증권사는 반도체 수요부진 등을 근거로 지난 13일 올해 반도체 평균판매가격(64Mb 환산가격)을 당초 5.3달러에서 4.1달러로 낮췄다. 목표가격도 23만 8000원에서 21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또한 최근 상승 모멘텀을 제공했던 16억 달러의 PC부품 공급계약 발표는 확정된 것이 아니라 단지 상징적인 의미만 지녀 매출과 순이익 증가에 기여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UBS워버그증권도 23일 삼성전자의 세후순이익을 당초 4조 700억원에서 3조 4200억원으로 하향조정했다. 반도체 가격의 약세와 향후 회복시점이 4/4분기 이후로 늦춰진다는 우려감을 반영한 결과다. 이에 따라 12개월 목표가격도 27만원에서 23만원으로 내렸다. 투자등급은 매수를 그래도 유지했다. 목표가격에 육박했기 때문에 차익실현에 나서라고 주장한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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