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2001시즌 팀별 전망]템파베이

  • 입력 2001년 3월 22일 19시 22분


1. 스토브리그 정리

템파베이는 이번 스토브리그를 비교적 조용히 보냈다. 유일한 움직임은 오클랜드, 캔자스시티와의 벌인 삼각 트레이드. 로베르토 에르난데스와 코리 리들을 내보내고 대신 신예 거포인 벤 그리브를 받아들였다.

템파베이가 팀의 주전 마무리투수인 에르난데스를 희생하면서까지 이번 트레이드를 성사시킨 이유는 노쇠한 팀타선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이다.

호세 칸세코는 이미 지난시즌에 방출했고 프레드 맥그리프, 그렉 본 등 팀의 주포들이 서서히 노쇠화의 기미를 보이고 있어 팀입장에서는 그리브 같은 젊은피의 수혈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었다.

베테랑 내야수 아지 기엔과 재계약을 맺었고 짐 모리스를 비롯 미구엘 카이로, 제프 스팍스 등 몇몇 선수를 방출했지만 이러한 움직임이 팀전력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하다.

2. 예상 라인업

제럴드 윌리암스 (중견수)

브랜트 에버너시/바비 스미스 (2루수)

벤 그리브 (우익수)

그렉 본 (좌익수)

프레드 맥그리프 (1루수)

비니 카스티야/오브리 허프 (3루수)

스티브 콕스 (지명타자)

존 플레허티 (포수)

펠릭스 마르티네스 (유격수)

[선발 투수]

앨비 로페즈

폴 윌슨

윌슨 알바레즈

후안 구즈만

라이언 루프

마무리 투수 - 에스테반 얀

3. 템파베이의 강점 - 중심타선의 장타력

팀타선의 최대 강점은 중심타선의 장타력. 오클랜드에서 벤 그리브를 데려와 파워를 보강했고 프레드 맥그리프, 그렉 본, 비니 카스티야 등 거포들이 줄줄히 포진해 있는 라인업은 상당한 위력을 자랑한다.

다만 한가지 불안한 것은 그리브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이 지난 시즌부터 서서히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 다시 말해 과거와 같은 막강한 위력을 선보이지 못해 실질적인 위력은 반감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전성기 시절의 화려함에는 못 미치지만 이들은 여전히 생산력 있는 타격 실력을 과시한다.

맥그리프는 지난 시즌에도 변함없는 활약을 선보이며 30대 후반의 나이를 무색하게 하고 있고 본도 아직은 30홈런 이상을 기록할 수 있는 파워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시즌 부진했던 카스티야도 부상에서 회복된만큼 올시즌에는 보다 좋은 활약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중심타선에 비해 확실한 리드오프감이 없다는 것은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올시즌 팀의 1번타자로 예상되는 선수는 제럴드 윌리암스.

그러나 윌리암스는 선구안에 문제점 - 지난 시즌 3할이 겨우 넘는 출루율을 기록 - 을 보여 팀득점력 향상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올시즌 성적 못지 않게 템파베이가 신경을 써야할 부분은 오브리 허프, 제이슨 타이너, 스티브 콕스, 브랜트 에버너시 같은 팀내 유망주들의 성장 여부. 비록 현재는 카스티야, 맥그리프, 윌리암스 등 베테랑 선수들의 백업으로 밀려있지만 차세대 템파베이를 짊어지고 나갈 선수들이다.

이들은 지난 시즌부터 빅리그에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해 올시즌에는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에버너시는 주전 2루수감으로 낙점받았고 콕스나 허프도 보다 많은 경기에 출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템파베이로서는 이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선보인다면 베테랑들과 함께 더욱 더 짜임새 있는 타선을 구축할 것이다.

4. 약점 - 투수력

투수력은 템파베이의 취약점으로 손꼽힌다. 선발진에서 확실한 에이스는 고사하고 10승 이상이 가능한 투수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고 로베르토 에르난데스가 빠져나간 마무리 투수도 미덥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팀선발진의 축은 앨비 로페즈와 폴 윌슨. 로페즈는 지난시즌 템파베이에서 유일하게 두자리 승수를 기록했고 윌슨은 뉴욕 메츠에서 이적후 3점대의 방어율을 기록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두 선수는 모두 위력적인 구위를 지니고 있어 올시즌에도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그러나 좋은 구위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무명에 가까운 두 투수에게 팀의 1, 2선발자리를 맡긴다는 것은 템파베이 선발진의 어려운 현실을 그대로 증명해 주는 일. 로페즈는 지난시즌부터 본격적인 선발 투수로 등판하고 있으며 윌슨은 통산 승수가 6승에 불과한 투수이다.

오히려 템파베이 입장에서는 윌슨 알바레즈와 후안 구즈만 같은 베테랑 투수들이 재기해 팀투수진의 리더로서 활약해 주기를 기대해야할 형편이다. 모두 고액의 연봉을 받고 있는 두사람은 지난 시즌 팀의 1, 2선발로 낙점되 에이스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부상으로 인해 몸값에 훨씬 못미치는 활약을 보였다.

알바레즈와 구즈만이 올시즌에도 여전히 부진한 성적을 이어간다면 템파베이로서는 로페즈와 윌슨을 비롯 라이언 루프나 트레비스 하퍼 같은 젊은 유망주들을 중심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구성해야 하는데 경험 부족, 리더 부재 등 많은 약점들이 드러날 수 밖에 없다.

에르난데스가 빠져나간 마무리자리는 역시 유망주 투수인 에스테반 얀이 맡는다. 그러나 얀은 마무리 경력이 전무한 상태이고 주로 선발 투수로 활약해온 탓에 마무리 투수로서 얼마나 활약해 줄지 의문이다.

5. Key Player - 벤 그리브

그리브는 지난시즌에 99시즌의 부진을 딛고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27홈런에 캐리어 최고인 104타점을 기록했고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되던 좌투수 상대 타율(0.268)도 많은 발전을 보였다. 득점권 상황에서도 수준급의 성적(타율 0.315, 8홈런, 80타점)을 선보여 차세대 리그를 대표할만한 거포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그리브는 무려 32개의 병살타를 기록하며 아직은 덜 여물었음을 스스로 증명해 보이고 말았다. 32개의 병살타는 메이저리그 타자 가운데 최고의 기록. 결국 그리브는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오클랜드에서 트레이드 되어지는 아픔을 겪었다.

이제 빅리그 5년차(풀타임으로는 4년)에 들어서는 그리브는 올시즌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선보일 수 있는 호기를 잡았다.

팀 이적은 그에게 새로운 자극제 역할을 할 것이고 충분한 경험도 쌓았으며 지난시즌의 활약을 통해 자신감도 가졌다. 새로운 팀에 대한 적응력만 빨리 키운다면 그리브는 30개 이상의 홈런과 세 자리수의 타점을 기록하며 자신의 전성기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올시즌 템파베이에서 그의 역할을 매우 중요하다. 전반적으로 팀의 중심타선이 하향세를 보이고 있어 그리브는 명실상부한 팀타선의 중심축 역할을 담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템파베이도 그리브의 이러한 가능성을 믿었기 때문에 주전 마무리투수를 희생해 가면서까지 그리브를 영입한 것이다.

6. 2001 시즌 예상

올시즌 템파베이에 대한 평가는 리그 하위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템파베이를 볼티모어와 더불어 유력한 꼴찌 후보로 예상하고 있다.

팀 전력도 별다른 발전을 보이지 못했다. 벤 그리브의 영입으로 팀타선은 어느 정도 보강이 됐으나 투타의 짜임새는 크게 떨어진다. 확실한 리드 오프 부재, 중심타선의 노쇠화 등 타선도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으며 특히 취약한 선발진은 템파베이를 꼴찌 후보로까지 전락시킨 일등공신이다.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려운 팀사정상 템파베이도 올시즌을 팀성적보다는 팀내 유망주들의 성장 여부에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다. 템파베이는 이미 위에서 언급한 선수들 뿐만 아니라 팜내에도 뛰어난 유망주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차세대 마무리감으로 손꼽히는 헤루스 콜롬이나 맷 화이트, 케니 켈리, 바비 세이, 제이슨 스탠드리지 등의 투수들 그리고 팀내 최고의 유망주인 조쉬 헤밀턴도 빠르면 올시즌에 빅리그 무대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김용한/ 동아닷컴 객원기자 from007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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