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발언대]재건축 자제 자원낭비 막아야

  • 입력 2001년 3월 20일 18시 42분


대형 아파트단지를 지나다 보면 ‘경축 재건축추진위원회 구성’이나 ‘축 재건축 안전진단 통과’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볼 수 있다. 재건축사업을 승인받은 것을 축하한다는 문구도 걸려 있다. 이런 것을 볼 때면 마음이 착잡해진다.

평소에 유지관리를 철저히 하면 상당기간 더 사용할 수 있는 건물을 전면 철거하고 다시 짓는 데 국가적으로 낭비되는 자원과 건축쓰레기를 처리하는 비용은 과연 얼마나 될까. 게다가 철거 잔재인 시멘트 덩어리는 오랫동안 환경을 오염시킬 것이다.

어느 아파트는 재건축을 하겠다는 일념으로 일부러 관리도 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재건축 결정이 나기도 전에 이름난 건설업체들을 불러다 곧 재건축을 할 것처럼 분위기를 잡는 경우도 보았다. 멀쩡한 건물을 하루 빨리 부수도록 주민이 합동해 앞장서는 이런 행위는 경우에 따라서는 법으로라도 막아야 할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지은 지 20년이 넘었지만 사는 데 아무 지장이 없다. 지을 때 심혈을 기울여서인지 조금만 꾸미면 새 집처럼 보이는 멀쩡한 곳인데도 재건축을 하겠다고 야단이다. 건설회사의 부추김과 재건축을 추진하는 사람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별 문제도 없는 아파트를 헐어서는 안된다고 본다. 욕심을 줄이는 게 이익이 될 수도 있다.

장 세 민(서울 강남구 대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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